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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불편하세요?”
반갑다연우야, 네팔 이주민노동자 양한방 치과 무료진료

“어디가 불편하세요?”
“네?”
“무거운 것 많이 드세요? 얼마나 오래되셨나요?”
“네? 20~25kg이요. 2년이요.”

3월 27일 오후 1시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1번 출구 앞 불교의료지원단 반갑다연우야(총단장 구자선, 사단법인 연우 이사장) 무료 한방ㆍ치과 버스가 나란히 서있다. 두 대의 버스 안에서는 한방진료와 치과진료가 진행되고 있었다. 반갑다연우야는 전국병원불자연합회(회장 류재환, 병불련)와 함께 네팔 이주민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를 진행했다. 반갑다연우야는 지난해 11월 재단법인 양현(이자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로부터 기증받은 이동한방버스에서 3번 째 진료를 진행하고 있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와 한의사의 대화는 간단했다. 한국에 2년이나 있었다는 외국인 노동자는 아직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듣지도 말하지 못했다. 통역사가 잠시 다른 곳에 봉사하러 간 사이 손짓 발짓과 짧은 한국어로 아픈 곳을 설명해야 했다. 진단이 끝나자 봉사자는 “침 맞으러 들어갈게요, 이쪽으로 신발 벗고 올라가세요”라며 친절하게 안내한다. 버스 안 양쪽에 놓인 침대 사이의 공간은 한 사람이 겨우 이동할 만한 좁은 공간이었지만 진료에는 문제가 없었다.

한방 진료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것이지만 거부감보다는 “한결 나아졌다”며 웃음 지었다. 어깨ㆍ허리ㆍ발가락 등 관절 계통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완전히 다 낫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 번이라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었다.

라나(24)는 “일반 버스 인 줄 알았는데, 들어와 보니 병원이어서 신기했다. 가끔씩 숨을 쉬지기 힘들고 가슴이 답답해서 왔는데 지금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동한방버스는 35인승 크기의 버스(현대에어로타운 1억 3000여 만원)를 개조한 것으로 혈압측정, 문진, 침술치료가 가능하다. 내부에는 4개의 침상과 침술 치료 이외에 뜸 시술을 위한 별도의 환기시설도 추가로 배치했다.

병불련 회원인 박종훈 한의사(분당 도제 한의원)는 “한의원 보다 내부 시설이 좋은 것 같다. 의료 취약지역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양의약과 달리 침을 놓은 후 15분 정도 꽂아놓는 유침 시간이 필요한 한방치료의 특성상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전에 비해 조건이 좋아져 기쁘다”고 말했다.


2달에 한 번 씩 이주노동자 무료진료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날 35명의 외국인 노동자는 치과, 내과, 한방, 심전도, 피검사 등을 받았다. 평소에는 50여 명이 참가하지만 단속 기간이 되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이럴 때 이동버스는 어느 때보다 능력을 발휘한다.

그동안 양ㆍ한방 무료 진료를 병행했던 반갑다연우야는 한방 진료를 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낯선 한방치료지만 의료취약계층의 어르신들에게는 단연 인기 있는 진료다보니 시설 기관 밖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 때도 있었다. 이동한방진료버스로 훈훈한 기운이 유지되는 버스 안은 한방 진료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 됐다. 특히 양ㆍ한방 무료진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식사 문제 등으로 내과 부분의 호소가 많은 외국인노동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

반갑다연우야 장성원 홍보팀장은 “추운데서 침을 맞아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옷을 벗어야 침을 맞을 수 있을 때는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 많았다. 외국인노동자들 대부분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고, 병원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병원에 가기 힘들기 때문에 이들이 보다 덤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갑다연우야는 앞으로 동국대 일산병원 등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이동진료와 함께 예방치료에 중심을 두고 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예방차원 이동진료를 진행할 계획이다. 3ㆍ6ㆍ9ㆍ12월 분기별로 피검사, 흉부 X-ray, 치과진료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한편 반갑다연우야는 종합검진버스 1대, 치과진료버스 1대 등을 운영하며 ‘찾아가는 의료 봉사’를 통해 연간 1만 6000여 명의 이웃에게 의료진료를 하고 있다. (02)733-7277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1-04-05 오후 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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