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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는 마술 같은 책 '선연'
학부모와 교사 '매직북'이라 찬사
청년실업 8% 대한민국. 학창 시절 자신의 꿈을 찾기 보다는 경제적 가치로 삶을 결정하고, 타인의 삶이 내 인생의 목표였던 어른들은 지금도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취업 인사포털 인크루트는 2010년 10월 남녀 직장인 307명을 대상으로 ‘대학 재학시절 제일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33.6%가 ‘내 적성파악과 진로에 대한 고민 더 했어야 했다’란 답변이었다. ‘나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내 꿈은 무엇이고, 내 인생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없었던 것이다.

2010년 사회조사(가족 교육 보건 안전 환경 부문)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고민하는 문제는 공부 38.6%, 직업 22.9%, 외모 12.7% 등의 순이었다. 2002년 조사에서는 공부 39.8%와 외모19.7%가 1, 2위를 차지했고 직업은 6.9%에 그쳤다. 청년실업 8% 대한민국. 청년 구직난이 지속되면서 청소년들의 직업에 대한 고민이 크게 늘어났다. 이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적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 실업자만 늘어나는 악순환은 이어진다.


청소년 글 모음집 <선연(善緣)> 2호가 구랍 30일 발행됐다. 2010년 창간호에 이어 두 번째 발행된 <선연>은 학부모과 교사, 학생들 사이에서 ‘매직북’으로 불린다. 지난해 <선연>에 글을 쓴 학생들이 자신이 쓴 내용과 거의 일치된 대학 학과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진로를 찾아 자신의 꿈에 한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학생들은 더 이상 어른들이 정해주는 이과나 문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학과가 자신들의 직업이 되지 않았다. 선연에 글을 기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진지하게 찾은 결과다. 68편의 글을 보면 학생들은 글 속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과 자신의 성격 등을 스스로 찾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리고 현재 성적을 분석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다짐한다.

내가 처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가졌던 생각은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 유명한 대학교에 입학을 해야 되겠다’이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을까? 열심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이과를 택하는 쪽이 대학진학에 더 유리하다는 말을 들은 터라 1학년을 마칠 당시 나는 고민도 없이 이과를 선택했다. 과학을 좋아하진 않아도 시험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라는 말을 들으면서 ‘진짜 행복하게 살려면 당연히 그래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다. …중략… 내가 뮤역을 하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조금 더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보문고 2학년 신동근 ‘FREE TRADE AGREEMENT’ 中

이번 논문을 쓰면서 순간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 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미래에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으로 매달리니 새벽까지 타이핑을 멈출 수 없었다.
해동고 1학년 김민근 ‘짐승은 합리적이다? 인간의 비합리성에 관한 행동 경제학’ 中"



<선연(善緣)>에 수록된 학생들의 글이다. 청소년기를 거친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고민이다. 학생들은 진로적성 탐구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올해는 인문계와 자연계 논문 36편, 직업탐구 20편, 봉사활동수기 3편, 소설과 수필 9편으로 구성됐다. 창간호에 비해 글의 내용과 주제, 편집도 수준 이상이다. 이번 호에는 광동고, 국립부산해사고, 능인고, 대원외고, 동국대부속고, 동국대부속여고, 동래고, 보문고, 세명고, 양양고, 지족고, 청담고, 충남외고, 해동고 등에서 70여 명의 학생이 동참했다.

<선연>은 조계종 전국교법사단(단장 이욱태)의 지도로 만들어지지만, 청소년들이 운영전반을 맡아한다. 참여와 리더십을 위해서다. 글은 평소 자신의 생각이나 전공분야에 대한 논문, 진로적성 탐구활동, 체험활동 보고서 등을 학생들이 논술형식으로 게재한다. <선연>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발간됐다.
전국 학생들이 참가하는 전국연합동아리 형태로 운영되는 글 발간을 위해 6월 경부터 본격적으로 만남을 갖지만 평소 학생들은 온라인을 생각을 나누며 사고와 시각을 넓혀간다.
조직 구성은 교법사가 재직하는 불교종립학교를 중심이다. 앞으로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지부, 지회, 분회조직과 연계해 전국조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동대부여고 2학년 장민정 학생은 자신의 글에서 “작년에 선연이 나왔을 때, 다른 학생들이 쓴 전고에 대한 글을 보고 솔직히 많이 부러웠다. 당시 나는 꿈이 없었기 때문에 글을 보내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서술했다.

꿈을 향해 가는 친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이욱태 단장은 “선연은 학습이나 진로진학이 주제지만 학생들은 이곳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스스로 풀어나가면서 방향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글에는 아쉬움도 남는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미래를 설계하는 방식은 획일적이다. TV등의 매체를 통해서 접한 직업을 꿈꾸고, 관련 전공을 결정하고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해 자신이 꿈꾸는 직장생활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식이다.
인생은 산 넘어 산이고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일이다. 자신의 꿈이 단순한 직장과 대학 입학, 전공 설정이라는 단계를 넘어 보다 궁극적인 꿈을 향해 가는 학생의 글이 기다려진다.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1-01-21 오후 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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