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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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부처님 가르침 들으러 가요”
맹호부대 호국연호사, 초청강연ㆍ대화의 장으로 군포교 앞장
호국연호사는 11월 7일 방송작가 노희경씨를 초청해 대화마당을 열었다.


장병들에게 군법당은 고된 몸을 재워주고 고픈 배를 채워주는 곳이라는 우스개가 있다. 불교교리 강의는 자장가로 들리며, 단잠을 자고나면 먹을거리를 주니 말이다. 군포교사들은 군포교 환경이 열악해 잠이라도 자게 두고, 간식이라도 손에 쥐어줘야 잠재적인 미래의 거사불자를 양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스님과 연예인 등 유명인을 초청해 장병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면 어떨까. 경기도 가평 맹호부대 호국연호사(주지 무상)가 그런 곳이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과 영화배우 김여진, 방송작가 노희경씨 등이 호국연호사를 다녀갔다. 유명인사의 강연을 들으며 자신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나눈 장병들은 어느새 진짜 부처님의 제자가 돼가고 있었다.

“제가 처음 이곳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왔을 때 법당은 무척 썰렁했습니다. 20~30명이 모여 앉아 법회를 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내무반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법당에 가면 재미있다고, 마음이 편해진다고, 연예인 누가 온다 등. 군법당은 초코파이나 먹으러 가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부처님 가르침을 들으러 가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정덕기 상병)

11월 7일 ‘노희경이 들려주는 연애, 가족, 봉사 이야기’를 주제로 개최한 대화마당에 참가한 병사의 소감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로 이름을 알린 노희경 작가는 이날 자신의 20대 시절에 겪었던 방황과 고민을 들려주며 군장병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었다. 안개가 낀 스산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병사들은 군법당을 가득 메워 노희경 작가의 강연을 경청하며 훈훈한 열기를 채웠다.

유명인 초청강연으로 군불자 증가

호국연호사는 1976년 부여단장 관사를 보수해 법당을 마련했다. 1977년에는 신축법당을 완공했고, 역대 군법사들의 땀과 정성을 보태 2003년 법망 정윤성 법사의 불사 중창으로 현재의 108평 규모의 대웅전을 갖게 됐다. 대웅전 외에도 병사식당, 요사채를 갖춰 여타 군법당보다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250명을 수용하는 큰 규모의 대웅전을 갖고 있는 군법당임에도 불구하고 호국연호사에는 올 초까지 30여 명의 병사들만이 법회에 참여했다. 그러다 지난 7월 법륜 스님을 초청해 장병들과 함께 즉문즉설 법회를 시작했다. 이어 김여진, 노희경씨의 강연이 마련되면서 현재는 평균 130명의 장병들이 참여하고 있다.

초청강연을 준비한 군종병 이준길 병장은 “병사들을 위해 다양한 주제로 여러 저명인사들을 초청하니 법당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법회 시간은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에게 적용되는 구체적인 말씀이 귀에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괴롭히는 선임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내가 마음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가지면 불행하지 않을 수 있음을 법륜 스님 말씀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군생활이 행복합니다.”(백창현 일병)
이렇듯 초청강연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으며 병사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 병장은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법회에서 질문한 병사의 군생활이 180도 변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입대 전 6년간 동거한 여자친구가 이별 통보를 해 부대 일과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병사가 스님의 답변을 듣고 열심히 부대 생활에 임하게 되면서 여단장님의 표창을 수여받았다”고 귀띔했다.


법회 후 마음나누기를 진행하는 장병들.

‘마음나누기’ 사단본부에서도 관심

호국연호사는 지난 8월부터는 각 대대별로 모여앉아 군종병의 안내로 ‘마음나누기’를 진행하고 있다. 마음나누기는 법회 후 소감과 일주일 동안의 내무생활 중 느꼈던 마음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다.
이 병장은 “요즘 선임이 갈구어서 힘들다, 말 안 듣는 후임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내일 훈련인데 걱정된다 등 병사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는 서로에게 공감의 장이 되고, 힘든 군생활의 무거움을 내려놓는 해소의 장이 되고 있다”며 “사단본부의 간부들이 마음나누기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다양한 영상매체를 접하며 자란 세대다. 호국연호사는 법상에 앉아 법문을 들려주는 것만으로 병사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지난 5월부터 포교영상물을 제작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8분짜리 ‘부처님의 일생’을 CG영상으로 제작했으며, 7월에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녹화해 100분짜리 DVD ‘행복한 군생활을 위한 마음수행법’으로 만들었다. 이밖에 3D캐릭터를 활용해 ‘법당 기초예절 안내 영상’을 제작하는 등 장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영상포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준길 병장은 “법륜 스님의 DVD는 군승수련회를 통해 보급했는데 군법사님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며 “현재는 ‘수계의 의미’를 병사들에게 안내해주는 10분짜리 CG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상물 제작은 병사 개인 역량에 의지해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재정적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12-03 오후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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