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마음에게 묻다|문윤정 지음|오픈하우스|1만8000원
“난 세상에서 제일 바보인 것 같아. (법문) 들을 것 없어. 저 푸른 자연이나 보고 가게나.”
“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선지식이라 생각해. 그냥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휩싸인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앞길을 밝혀줄 스승을 찾고 있다. 때로는 깊은 산중에서 빗속을 뚫고 눈을 맞으며, 때로는 도심 선방에서 스승들을 만나 겸손한 자세로 묻고 또 묻는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알려달라고. 그러면 그들은 전혀 엉뚱한 선문답으로, 또는 명쾌한 한마디 말로, 눈앞이 환히 밝아지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활구(活口) 법문을 들려준다.
현대불교신문 논설위원을 맡고 있는 문윤정 수필가가 우리 시대의 스승 33인의 깨달음과 가르침을 담은 책 <마음이 마음에게 묻다>를 펴냈다. 본지의 인기 코너인 ‘선지식을 찾아서’ 연재를 위해 지난 3년간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만난 많은 스님들 중에서 인생의 지남(指南)이 되어주는 큰스님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조계종 명예 원로의원인 성수 스님부터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법을 전하고 있는 법인 스님, 40년간 성철 스님을 시봉한 천제 스님, 백만 배 수행으로 인생을 바꾼 혜인 스님, 비구니계의 최고령 선승인 혜해 스님, 그림으로 나눔과 보시를 실천하는 정현 스님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큰스님들이 직접 치열한 구도행과 실천적 삶을 통해 체득한 지혜의 말씀을 들려준다.
‘마음이 마음에게 묻는’ 구구절절한 질문들에 대해 큰스님들은 삶의 고뇌와 번뇌를 녹여주는 자유와 행복의 법칙을 들려준다. 분주한 세상 속에서 낯섦, 시비, 분별, 갈등, 다툼, 불안, 망상, 그리고 두려움 등에 쫓기느라 탁해져버린 심성을 환히 밝혀 마음의 평안(平安)을 선사한다.
저자는 “큰스님들의 법문은 철통처럼 캄캄하던 마음에 스며들어 번뇌와 망상이 그려놓은 그림에 지혜와 자비가 담긴 향기로운 그림 하나를 척하니 올려주었다”며 큰스님들의 향훈(香薰)이 바람 따라 길따라 널리 퍼지기를 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