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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 고찰 서산 부석사에서 1000일 동안의 범종불사를 마치고 중생의 무명을 깨우는 범종이 첫 타종됐다.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는 8월 30일 범종불사 천일기도 회향과 함께 타종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 남해 용문사 주지 성전 스님를 비롯해 유상곤 서산시장 등 200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설정 스님을 증명법사로 진행된 행사는 육법공양, 삼귀의례, 반야심경, 범종조성 축사, 법어, 범종조성 발원문, 타종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설정 스님은 법어에서 “범종 조성은 일체중생의 번뇌가 끊어지고 지혜의 눈, 깨달음의 눈을 뜨게 하고 안락과 행복의 인연을 주는 의미가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부석사 불사가 원력을 세워 이뤄놓은 것이기에 지금에 이르게 됐다. 앞으로도 원력과 신심을 가지고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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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 스님은 인사말에서 “부석사 신도와 절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의 원력으로 금시조(金翅鳥)범종불사를 하게 된 것은 의미가 깊은 일”이라며 “금시조종이 21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서 새로운 양식개척과 새로운 중흥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곤 서산 시장은 축사에서 “근대 한국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만공 대선사들이 머물며 선풍을 떨치는 등 서산을 대표하는 역사적 고찰인 부석사에 범종이 조성된 것을 16만 시민과 함께 감사드린다”며 “범종의 맑고 깨끗한 소리가 서산 시민의 번뇌와 업장소멸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조성된 금시조 종은 전통 쇠북형태에서 한 마리 소리치는 새의 형태로 종의 형상과 의미를 전환시켰다. 주경 스님은 도학회 교수(한서대)에게 불교에서 용을 잡아 먹고사는 새로 그려지는 금시조를 형상화 해달라며 ‘이전과는 다른 종’을 요청했다. 도 교수는 이에 신라종의 종두에 있는 용의 머리를 대신해 용의 형태적 특성을 일부 가미한 금시조 머리의 종두를 만들었다. 또 보통 대나무 모양의 음통 대신 여의주에 음통의 소리조절기능을 넣는 등 독특한 디자인의 종을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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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조 종을 주조한 원광식 성광사 대표(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는 “도학회 교수가 제시한 디자인이 너무 파격적인 디자인이라 약간의 거부감과 걱정이 있었지만 막상 제작단계에 이르자 새로운 시도에 대한 흥분과 자신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신라 의상 스님과 선묘낭자의 애절한 창건설화를 간직한 부석사는 1300년 고찰이다. 조선초기 무학대사가 중창하고 한국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스님이 승속의 제자들에게 불법을 전한 역사적 사찰이었으나 일제의 침탈과 한국전쟁 등으로 많은 토지와 성보들을 잃고 점점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1999년 주경 스님이 취임한 후 산신각과 주지실을 신축한 후 수행선원, 템플스테이 전용관, 전통찻집, 사자문, 사찰 내 문화재 보수공사, 후원 겸 강당, 요사채 복원공사, 불상입상 조성, 석탑 등 중창불사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3년부터는 템플스테이를 하는 일반 재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산사음악회, 한문학당, 영어교실, 부처님오신날 어르신노래자랑 등 다양한 문화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