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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 거사, 방 거사, 부설 거사와 같은 삶을 살다간 재가불자 3인의 삶을 조명하고 불교가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재)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은 9월 9~10일 다보빌딩 3층 다보원 법당에서 창립 34주년을 맞아 재가불자 3인 조명 특별발표회와 ‘세상을 위한 불교’ 토론회를 개최한다.
9일 열리는 행사에는 20세기 한국 불교를 빛낸 재가불교의 표상인 대원 장경호, 혜안 서경수, 백봉 김기추 거사를 통해 그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펼친 재가불교운동을 조명하게 된다.
장경호 거사(1899~1975)는 대한불교진흥원 설립자이자 동국제강을 창설한 사업가다. 입적을 앞둔 1975년 박정희 대통령에게 30여 억원을 위탁하며 불교의 중흥을 꾀했던 대표적인 재가불자다.
행사에서 김재영 교수(청보리회 지도법사, 동방불교대학)는 주제발표 ‘장경호 거사의 대원불교운동’에서 “대원불교의 창립정신은 생활선, 나눔의 수행정신과 쉬운 불교를 위한 개혁, ‘전 국민적인 포교운동’을 추구해 왔다”며 “장경호 거사가 생애를 던져 추구한 대원불교운동은 입적 이후 대한불교진흥원등을 통해 줄기차게 추구되고 있는 일련의 불사들을 포괄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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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교수는 “대원운동의 새로운 중창기를 맞아 대원대학을 졸업한 인재와 법사 4000여 명이 중심이 돼 대원위원들과 불교계의 공익적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공익위원들로 구성되는 가칭 ‘대원불교운영위원회’를 진흥원 이사회의 산하자문기구로 설치해 대원 주체의 결집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김광하 대표(작은손길)는 ‘백봉 김기추 거사의 삶과 사상’을 발표한다.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백봉 선생의 주변이야기와 삶과 사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기추 선생(1908~1985)은 독립운동가로, 참선 수행을 통해 생활 속의 불교를 주창하는 등 현실에 바탕한 살아있는 불교운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김광하 대표는 발표에서 무위당 이원세 선생, 백은 변동조 선생 등이 백봉 선생과 겪었던 일화, 인생 선언문, 재가선원 보림선원의 일상과 인생을 소개한다.
김광하 대표는 “‘앉은뱅이 부처는 없다’고 말했던 김기추 거사는 스스로 학인들을 깨우치기 위해 끊임없이 좋은 방편을 찾아내는 노력을 그치지 않는 유마거사의 화현”이라며 “선생의 뜻을 이어받는 길은 스승의 행적이나 말을 모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어둠으로 몰아넣은 아집과 미망을 깨울 혜안과 새로운 방편을 기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민용 교수(영남대)는 서경수 거사(1925~1986)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서경수는 다면불(多面佛)갖춘 사람”이라며 “학문과 수행의 결합으로 인도사상을 배경으로 한 폭넓은 연구에서도 불교를 문헌적ㆍ역사적 연구로 박물관적 대상으로 추락시키는 근대 서구 불교학 방법론의 모순을 극복한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이 교수는 “호국 불교가 지닌 근본적 종교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서경수 교수”라며 그동안 업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던 서 교수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서경수 거사는 한국 불교학 연구의 거목으로 불교근대화 담론의 방향과 소재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서 거사는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근대불교연구를 위한 ‘불교백년사편찬위원회’ 설립, 근대불교에 관한 연구 활성화와 선구적 역할을 했다.
이어 10일 개최되는 ‘오늘의 호국’ 토론회에서는 21세기의 현대적 상황과 시대정신에 따라 호국불교의 방향과 차원을 고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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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자로는 이한구 교수(성균관대), 이남곡 대표(좋은마을운동)가 참여하고 우희종 교수(서울대), 김재원 변호사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대한불교진흥원 김규칠 상임이사는 “9월을 ‘대원문화의 달’로 지정해 내년부터는 매년 불교사상의 현대적 조명, 불교의 세계화, 불교문화포교를 위한 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흥원의 설립취지를 살릴 것”이라며 “한국 불교를 이끌어가는 재가불자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가 주인공으로 불교포교에 앞장설 수 있도록 지나간 거사들을 되돌아보고 미래 한국불교의 실천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월 8~15일 다보빌딩 3층 법당과 로비에서는 거사 3인 관련 사진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02)719-2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