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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 사이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 18일, 대한민국 젊은 혈기의 근원지, 논산 육군훈련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초대 군종교구장인 일면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광동학원 소속 의정부ㆍ남양주 여고 댄스팀이 호국 연무사를 찾아 위문공연을 펼친 것이다.
이날 위문공연은 4주~6주간 외부와 격리된 채 고된 훈련으로 심신이 지친 훈련병들에게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여고생 댄스공연이 있다는 소문에서 일까, 호국연무사로 발맞춰 행진하는 훈련병들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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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가 되기 전에도 호국 연무사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최대 2000여 명을 수용가능하지만 수계법회와 위문공연 등 행사가 있을 때는 3000명에서 5000명까지 몰리기 때문이다. 이 날도 통로까지 채우고 남은 많은 훈련병들은 뒤에 서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공연 전 진행된 법회는 군장병 20만 수계 원력 하에 4년간 발벗고 뛰어다닌 일면 스님의 마지막 법좌이기도 했다. 교구장으로서 마지막 군법회로 감회가 남다를 터였지만, 일면 스님은 군장병들의 마음을 받아 짧게 법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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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연이 닿아 군생활과 제대 후 자신의 마음자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스님의 법문이 끝나자마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곧 무대가 마련되고 여학생들이 입장하자 호국연무사는 환호성으로 터질 듯 했다. 의정부고 ‘무&유’ 팀과 남양주 광동고 ‘카르페디엠’ 팀 구성원 30여명은 손담비 ‘토요일 밤에’부터 애프터스쿨 ‘AH’, 2NE1 ‘FIRE’, 4미닛 ‘핫이슈’ 등 최신 댄스가요의 섹시댄스를 선보였다. 머리를 빡빡민 훈련병들은 ‘왼발, 왼발’ 등 그들만의 구호와 각 노래의 코러스로 젊은 열정 함께 발산했다.
열기가 넘쳐, 흐르는 땀이 증발할 정도가 된 것은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에 이어 ‘Gee’가 공연됐을 때. 서슴치 않는 스킨십 등 무대 매너에 훈련병들의 환호는 더욱 높아졌다. 1시간 가령 계속된 공연에 힘들 법도 하지만 여학생들의 얼굴에도 환희와 보람이 가득했다. 법당 가득한 젊음을 부처님도 흐뭇하게 내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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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팀 리더인 임해진(18) 양은 “호응이 높아서 뿌듯하고 시간도 금방갔다. 무대에 오르기전 다소 떨리기도 했지만, 군대 간 친오빠처럼 친근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주지 보운 김종봉 법사는 “불교계에서 광동학원이 여고생 위문공연을 정기적으로 해줘 너무나 큰 도움이 된다”며 “1년에 몇 번 되지 않지만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이 열기를 이어 군포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