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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으로 민중의 지팡이 되렵니다"
경찰청불교회ㆍ서울지방경찰청불교회 등 경찰불자회 잇단 봉축법회로 종교편향 극복 다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강희락 경찰청장이 관욕식에 앞서 합장 반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반듯한 제복을 입은 300여 경찰들이 합장을 하고 목탁소리에 맞춰 반야심경을 독송한다. 데모하는 군중들을 제압하는 모습, 민중의 지팡이가 돼 도둑을 잡는 모습, 살인자를 취조하는 모습 등 그간 뉴스를 통해서 봤던 경찰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경찰은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고 합장을 했고, 서울 경찰악대는 씩씩한 행진곡 대신 삼귀의, 보현행원, 청법가를 웅장하게 연주했다.

경찰청불교회는 4월 23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을 위한 기원 대법회를 봉행했다.

경례 대신 합장을 하고 선 경찰의 모습은 마치 가람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이 합장을 한 모습처럼 보인다.
경찰청불교회와 서울지방경찰청불교회가 각각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법회를 열고 불교계와 경찰 간의 불편했던 관계회복에 앞장섰다. 지난해 어청수 前 경찰청장의 종교편향 발언으로 불교계와 불편했던 관계가 2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법회로 새 전기를 맞았다.

종로지역 의경들이 4월 23일 열린 봉축법회에서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있다.

경찰청불교회(회장 박재진)는 4월 23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을 위한 기원 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대한불교경승단 총재 지관 스님(조계종 총무원장)과 단장 혜총 스님(조계종 포교원장), 강희락 경찰청장, 경찰청 경승실장 계성 스님(조계종 포교부장), 서울지방청 경승실장 세민 스님(조계사 주지)이 강당에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법회에 참석한 400여 경찰들은 목탁소리에 맞춰 여법하게 법회를 진행했다.

4월 29일 서울지방경찰청불교회도 부처님오신날 기념 ‘나라와 국민을 위한 대법회’를 봉행했다.

지관 스님은 법어에서 “경찰은 국민을 위해 큰 책임과 부담을 가지고 사건ㆍ사고를 책임, 관리, 방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신(身)ㆍ구(口)ㆍ의(意) 삼업을 스스로 조심하면서 주관과 주체성을 가지고 산다면 그것이 곧 경찰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경찰은 서로가 지혜를 배우고 자비를 베풀며 서로를 위한 삶을 살라”고 당부했다.

서울지방경찰청 법회에 참석한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왼쪽)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이에 앞서 독실한 불자로 경찰계에서도 소문이 난 강희락 경찰청은 인사말을 시작하기에 앞서 부처님의 생애를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이어 “부처님오신날이면 인류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의 참다운 뜻을 되새기며 세상과 인생을 바로 보게 된다”며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을 목표로 국민에게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하는 경찰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찰과 관련 불미스러운 사건은 정견(正見)의 부족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불법으로 무명의 등을 밝혀 국민들이 각종 범죄와 사고위험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 있도록 해 신뢰받는 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왼쪽)

한편, 포교원과 경찰청 불자회는 이번 법회를 계기로 관계 회복과 함께 그동안 지하에 있던 법당의 지상화를 추진하고, 경찰 포교의 핵심사업인 경찰청 예규개정 및 경승지단장회의, 경승총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청불교회의 법회에 이어 4월 29일 서울지방경찰청불교회(회장 임동호)도 부처님오신날 기념 ‘나라와 국민을 위한 대법회’를 봉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 관문사 주지 영제 스님, 서울지방경찰청불교회 회원 등 300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정산 스님은 봉축사에서 “스스로가 우주의 주인공인 부처로 평등한 마음, 자비의 마음, 공경의 마음으로 공양을 올려야 할 것” 이라며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기원대법회’가 국가발전과 국민안정으로 원만히 회향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해 경찰의 실수로 불교계와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지만 최근 경찰청 법회가 전국적으로 봉행되는데 힘써주시는 여러 스님과 불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경찰 직무의 기본인 봉사는 자비의 작은 한 부분으로 많은 경찰관들이 ‘자비’의 마음을 갖는데는 불교적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전국 15만 경찰들이 더 많은 종교생활과 불교를 접하도록 하기 위해 경찰서의 경승 충원과 경승제도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 밖에도 정기 직장교육에서 종교인 초청강의, 서울시민을 위한 열린 경찰청 만들기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불교회 법회는 전국 곳곳에서 봉행됐다. 4월 19일 전북지방경찰청불교회를 시작으로 21일 충남지방경찰청불교회와 부산경찰청경승실, 인천지방경찰청, 경북경찰청이 봉축법회를 열었다. 23일에는 제주지방경찰청, 28일 경남지방경찰청, 29일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국민과 경찰을 위한 법회가 개최됐다.

전국에서 봉행된 경찰 불자들의 법회에서 스님들은 경찰을 위한 불자들의 마음을 담아 경찰의 수고를 격려하고 국민의 지팡이로 거듭날 것을 기원하는 법회였다. 경찰 불자들의 이번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를 계기로 경승단 활성화와 경찰포교의 재도약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글=이상언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un82@buddhapia.com
2009-05-06 오전 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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