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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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見의 삶을 사는 사람] 7보(寶)경 외워서 법문하는 성상현법사
“정견은 사상을 여읜 자리에서 보는 것”



성상현 법사.

“정견(正見)을 흔히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색안경을 쓰고선 절대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주관적 관점을 벗어난 정견은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여읜 자리에서 실상(實相)을 보는 것입니다.”

아함경, 능엄경, 원각경,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열반경 등 7보(寶) 경전을 모두 외워서 설법하는 성상현 법사(75)는 ‘정견’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팔정도의 시작과 끝이라고 말한다. 수행자들은 안목을 중요시하지만, 안다고 하는 그것이 대부분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사로잡힌 착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것. 때문에 성 법사는 정견을 가지려면 우선 편견에 사로잡히는 사상(四相)을 버려야 하며, 이 사상을 여의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수행은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열강하는 성상현 법사.

여기서 아상(我相)이란 자기라고 하는 아만심과 자기 편이에 치우친 견해를 말한다. 인상(人相)이란 인간 외의 것들에 대해 생명을 짓밟고 무시하는 독선과 아집이다. 중생상(衆生相)은 남보다 재산이나 능력, 지식 등이 더 우월하다고 여기는 거만한 마음이다. 수자상(壽者相)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이 천년 만년 오래 갈 것처럼 생각하거나 남은 세월을 믿고 닦을 도리와 할 일을 뒤로 미루는 마음이다. 이 네 가지를 사상이라 한다. 금강경에서는 이러한 사상을 여읜 자가 진실한 보살이며, 큰 깨달음을 이루게 되고 무량한 공덕을 성취 할 수 있다고 했다.

“정견이란 다시 말하면, 금강경의 ‘응당 어떤 사물에도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며(不應住色生心), 응당 소리 냄새 맛 촉감 법에도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요(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응당 머무는바 없이 마음을 낼지니라(應生無所住心)’ 하는 법문과 같습니다.”

성 법사는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즉, ‘응당 머무는바 없는 마음을 낼지니라’하는 법문이 자성(불성)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보는 정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타고난 업식(業識)을 기준으로 분별하고 판단해서 실상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자성자리에서 보고 듣는다면 보고 들으면서도 아견(我見)이 없다. 이런 때는 ‘보는 그 놈이 여래’라는 것이 성 법사의 견해다. 즉 ‘범소유상(凡所有相)이 개시허망(皆是虛妄)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이면 즉견여래(卽見如來)니라’ 하는 금강경 사구게(四句偈)와도 상통한다. 성 법사는 이에 대해 ‘무릇 모든 형상은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는 일반적인 해석과 달리 ‘형상이 형상 아님을 보면 그게 곧 여래이니라’라고 새긴다. 이런 뜻 새김은 선사들의 견해와도 일치하는데, 성 법사가 수많은 경전을 통달해 종횡무진 경전을 비교하며 강의할 수 있는 안목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간경수행의 달인 성상현 법사.

성 법사가 오랜 경전공부를 통해 정견을 갖게 된 것은 강의는 단순히 경전의 내용을 아는데 머물지 않고, 읽고 외운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 ‘가르침 그대로 실천(如說修行)’했기 때문이다. 경전을 오래 수지독송 하다보면 부처님의 깊은 뜻이 저절로 드러나 수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에 관음정근이나 능엄주, 절하기 등 실참을 병행하게 돼 선교일치(禪敎一致)가 저절로 이뤄지는 셈이다.

성 법사는 경전을 읽고 그 뜻을 마음으로 깨달으면 경을 굴리는 전경(轉經)이 된다고 강조한다. 간경은 경전을 읽고, 듣고, 옮겨 쓰는 등 여러 방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두루 익힘으로써, 오직 자신의 성품 즉 실상(實相)을 밝히는 길을 찾는 데 목적이 있음은 물론이다. 성 법사는 “수행자는 끝없는 하심과 언행일치로 사상을 여의는 공부를 해야만 견성(見性) 성불(成佛)하여 생사에 자재한 무여열반에 이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병무청에서 근무하던 성 법사는 40대 초반, 원인모를 병에 걸려 죽음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한 스님이 건네준 금강경을 보고 외운 후 경전을 공부하게 됐다. 이후 불과 몇년만에 7보 경전을 모두 암송할 정도로 경에 통달한 성 법사는 30여 년 동안 스님과 재가자를 위해 경전강의를 계속하고 있다. 광주불교교육원과 서울 시내 네 개 사찰에서 법문 위주로 설법 중인 성 법사는 조만간 매주 <법화경> 등 경전강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02)353-7863
김성우 기자 | buddhapia5@buddhapia.com
2009-04-27 오전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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