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정토원 선진규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959년 4월 5일, 젊은 불교학도 31명이 심신ㆍ사회ㆍ경제ㆍ사상 개발의 원력을 세우고 호미든 관세음보살상을 김해 봉화산에 봉안했다. 발고여락(拔苦與樂)하는 관세음보살은 그 날 이후 세상의 고통을 뽑고 희망을 심기 시작했다. 관세음보살상을 봉안한 이듬해 4ㆍ19혁명이 일어나 민주국가의 기틀이 다져진 것을 시작으로 한국은 경제대국 10위권에 진입했다. 관음성상을 모시던 날 나무를 심으러 올라왔던 많은 봉하 부락 중학생 중에는 노무현 前 대통령도 있었다. 단순한 기적이 아닌 간절한 발원이 이뤄낸 일이었다.

호미 든 관세음성상 봉안 50주년을 맞아 대중불교운동의 기치를 드날릴 의미 있는 법회가 열렸다. ‘관세음보살 봉안 50주년 기념세미나 준비위원회’(위원장 손안식ㆍ권오현)는 3월 20일 서울 불교방송 3층 법당에서 관세음보살 봉안 50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하고 ‘대승불교 100만 결사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 등 200여 주요인사가 참석한 이날 세미나는 시대 상황에 맞게 능동적이며, 생산적인 불교 운동의 호미 든 관세음성상 봉안 정신을 계승해 정보산업사회에 맞는 새로운 불교를 제시하기로 결의했다.

봉화 정토원 선진규 원장은 인사말에서 “호미를 든 관음성상이 새로운 불교중흥의 원력을 발하며 기원해주고, 불자들이 함께 일어선다면 큰 변혁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서윤길 명예교수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원각불교사상연구원 권기종 원장은 ‘노동과 생산에 대한 불교적 관점’에 대해 발표했다. 권 원장은 “사원의 경제적 자립과 국민들의 빈곤탈피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던 20세기 중반 젊은 불교도들이 호미 든 관음상을 봉안하고 노동과 생산을 통한 불교 발전과 민중개도에 앞장선 것은 20세기의 새로운 불교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정병조 교수는 ‘실천불교의 사회적 의미’를 통해 “봉화산 청소년수련원 설립 운영은 재가불교역량을 결집시킨 불교 최초의 재가연합운동이며, 실천ㆍ응용불교”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이봉춘 교수는 ‘호미 든 관음상 봉안의 불교사적 의의’에서 “관음성상 봉안을 기점으로 자력불교로의 신행방향 제시와 참여ㆍ대중불교 운동의 선구로 현대 NGO활동ㆍ호스피스 등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에서는 前 불교방송 권오현 전무, 동국대 고영섭 교수 등이 참여해 ‘대승불교 100만 결사운동’ 의지를 천명했다. 대승불교 결사운동은 동국대학 불교대학출신, 군법사 예비역,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출신을 주축으로 승속이 함께 전개할 계획이다. 준비위는 동국대 불교학과 총동문회 홍영춘 회장, 기원학사 법우회 이재형 회장 등으로 꾸려졌다.

한편, 준비위는 4월 5일 11시 봉화 정토원에서 봉안 50주년 기념대법회를 봉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