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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달인 - 박종린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생활 속 수행의 달인-“내안 불성 찾아가는 몸짓”



박종린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10여 년 전 100만배 해보겠다는 다짐으로 절수행을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 절하다보니 2007년 12월 300만배를 돌파했고, 현재도 계속 수행중입니다.”

박종린 위원(53ㆍ동국대 역경원)은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사람들과 약속이 있어 늦게 귀가할 때조차 여가시간이나 업무 중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해 꾸준히 하루 1080배 이상을 수행하는 ‘절수행의 달인’이다. 사무실 빈 공간 한 켠에 놓인 <만불명호경>과 방석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그가 절수행에 매진하는 ‘생활 수행처’다.

박종린 위원은 현재 인터넷 동호회 불력회(cafe.daum.net/buddhapower) 운영자로도 활동한다. 불력회는 돈이나 권력의 힘이 아닌 부처님의 힘 즉, ‘참 나’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수행 동호회다. 박 위원은 동호회에서 초심자들의 수행고충을 상담하고, 매월 군법당에 들려 설법하는 등 포교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회원들과 함께 하는 3000배 철야정진도 박종린 위원에게는 소중하다.

불자인 어머니를 통해 모태신앙으로 불연을 맺은 박 위원은 한국불교연구원 구도회에서 불교교리 기초과정을 수강하며 자연스럽게 불심을 키워왔다. 구도회 영향으로 생활ㆍ참여 불교를 실천하고자 수행 방법을 찾다 빠져든 것이 바로 절수행이다.

“독경, 좌선 등 많은 수행 방법을 경험했지만 절이 제게 가장 잘 맞았습니다. 절수행은 다른 수행들과는 달리 땀이 나는 등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번뇌ㆍ망상의 울타리가 없어지는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박 위원에게 절수행은 어떤 의미일까? 박종린 위원은 “거짓된 나를 버리고 내안의 불성을 찾아가는 거룩한 몸짓이 ‘절’이다. 칭명염불(稱名念佛)이 입을 통한 염불이라면 절은 몸을 통한 염불”이라고 설명한다. 박 위원은 온 몸을 통한 염불을 위해 절하면서 ‘나무아미타불’ 명호를 염불하는 ‘염불절’을 한다.

“요즘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나쁜 말을 하고 나쁜 소리를 들어 ‘나쁜 업’을 쌓고 있습니다. 염불절을 하면 몸과 귀, 입 모두가 부처님을 향하게 돼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참 나’에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한 길입니다.” 박종린 위원이 권하는 ‘염불절’은 몸으로 절하고, 입으로 독송하며 다시 귀를 통해 부처님 명호를 들어 일체존재의 근본인 부처님께 귀의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장하는 수행법이다.

‘절 수행의 달인’ 박종린 위원도 수행할 때 어려움을 겪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절수행에 몰두해 처음에는 가족의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 수행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작게는 가족, 크게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가족들도 격려를 해주고 있습니다.”

박종린 위원은 본인만을 위해 수행하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찰에서 절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부처님 전에 빌지만, 그는 부처님 명호만을 독송할 뿐이다.

“사람들 자신이 위대한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염불절을 합니다. 내 개인의 수행으로 어떤 한 사람이 부처님 가피를 받게 된다면, 그것이 각 지역ㆍ국가로 퍼지고 나아가 평화ㆍ공존의 세계가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박 위원의 발원은 ‘깨달음의 지혜는 너희들이 본래 가지고 있다. 다만 마음을 잃어버리고 사는 까닭에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는 <육조단경>의 말씀과 닮았다.

박종린 위원이 불자들과 통화할 때 “여보세요” 대신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인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방에게 “아 나는 불자였지”라는 자각을 유도해, 각자 자신의 불성을 찾자고 권하는 박 위원의 배려다. 처음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인사말에 어색해하고 쑥스러워 했지만, 취지를 알고 나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참 중이다.

박종린 위원은 “일상 속에서 ‘불교의 생활화’를 실천하면 가랑비에 옷 젖듯 세상이 불심으로 가득해 진다”며, “수행을 다짐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사람들은 일단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라”고 권한다.

박 위원은 “처음부터 3000배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시작조차 힘들지만, 아침ㆍ저녁 삼귀의와 사홍선원을 하며 3배를 하는 식으로 수행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위원은 “절은 몸을 움직이는 수행인만큼 때로는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심신을 건강하게 한다는 전제로 실천 가능한 목표를 정해 놓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면 어느새 습관처럼 몸에 밴다”고 덧붙였다.

절하기가 생활의 일부가 돼 “절을 건너뛰면 어색할 정도가 됐다”는 박종린 위원. 새롭게 500백만배를 목표로 염불절하고 있는 그의 수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진성 기자 | yearn@buddhapia.com
2008-10-13 오후 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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