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휴일 오전, 익산시 금마면 평범한 시골 마을의 한 밭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다. 호미, 괭이 등 농기구를 들고 모인 사람들은 익산 마한 거사림(회장 박중근) 회원들로, 오늘은 마한거사림 농장에 고구마, 가지, 배추 등의 씨를 뿌리는 날이다.
익산 마한 거사림은 2002년 1월 불교의 생활화와 이웃 사랑 실천을 목적으로 익산지역 거사들 50여명이 모여 창립해 독거 노인을 돕기 시작했다.
마한 거사림 농장은 2006년부터 선천성 기형과 성장장애를 앓는 어린이 치료비를 후원하면서 시작됐다. 회원들은 부족한 자금 마련을 위해 수익사업 하기로 중지를 모았고, 박중근 회장은 흔쾌히 농지 600평을 무상 임대했다. 여기에 거사림 회원들이 노동력을 보태며 마한 거사림 회원들의 농사는 시작됐다.
마한 거사림 회원들은 봄에는 고구마 농사를 짓고, 가을에는 배추와 무를 심는다. 수확기마다 현지 장터를 열어 직접 판매까지 한다.
거사림 회원들은 겨울에도 쉬지 않는다. 손수 메주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겨울에만 메주를 통해 200여만원을 마련했다.
박 회장은 “농사에 대한 경험부족으로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지는 못한다. 하지만 몸소 땀 흘리며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면서 회원간 결속력을 다진 것은 가장 큰 결실”이라며 흡족해 했다. 마한 거사림 회원들은 요즘 조경수로 인기 있는 회양목도 키운다.
마한 거사림은 봉사활동도 제일이다. 2005년 진안 수해, 2007년 익산 태풍 피해, 12월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 등에 발 벗고 나섰다. 익산 보석축제, 마라톤대회 등 지역행사에서는 도우미로도 활동했다.
익산에서 푸른 조끼 차림의 ‘마한 거사림’ 회원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히 마한 거사림은 ‘익산불교인의 밤’ 행사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마한 거사림 회원들은 신행활동도 뒤지지 않는다. 년 2회의 강도 높은 수련회를 통해 인근 지역 사찰을 순례하며 법회를 갖는다. 또 천천마한클럽(1,000명이 1,000원씩을 모아 후원하는 비영리 법인)을 통해 불자 청소년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한다. 익산 불교의 동량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마한 거사림 회원들의 소망은 무엇일까? 박중근 회장은 “마한 거사림 회원들의 소망은 익산 미륵사지가 속히 복원되고 옛 백제 불교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