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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 길상사(주지 덕조)에서 4월 20일 오전 11시 열린 법정 스님의 봄 정기법문 자리. 오랜만에 나선 법정 스님의 법문을 듣기위해 모여든 2000여명의 사부대중 앞에서 스님은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법문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맹비난했다.
스님은 우선 “우리 국토는 조상대대로 우리의 영혼이고 살이고 뼈이며 후손에게까지 물려주어야 할 신성한 존재다”며 “이런 땅에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생각자체가 우리 국토에 대한 무례이고 모욕”이라 강력 비난했다. 또한 스님은 “한반도 대운하는 물류와 관광을 위해서 개발하겠다는데 운하는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이고 있는 관광자원도 쓰지 못하면서 운하로 관광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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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덧붙여 스님은 법회에 참석한 모든 사부대중에게도 “우리 시대에, 이런 무모한 일들이 자행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면 우리는 이 국토에 대해 씻을 수 없는 범죄자가 될 것이다”며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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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스님은 또한 지병인 천식으로 투병하면서 느낀 것들을 법회 중 풀어놓기도 했다. 스님은 “아프고 나니까 새삼스레 나를 에워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하루라도 열린 마음으로 살면서 사는 게 즐겁고 기쁘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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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스님도 그러셨지요. ‘마음, 마음이여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그 마음이 한 번 비틀리고 억눌리면 바늘 하나도 꽂을 자리 없구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본마음이고, 비틀린 것은 내 마음이 아니에요. 그것은 빨리 풀어야죠.”
스님은 또 “일상생활에서 마음 훈련을 해야 한다. 참선하고 독경하고 염불하는 것은 내가 내 마음을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그러한 정진을 통해 내가 내 마음을 바르게, 활짝 열고 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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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정 스님의 법문 후에는 길상사 설법전에서 상량식이 봉행됐다. 상량식이란 건물을 세울 때 마룻대를 올리는 의식을 말한다. 이날 상량식은 헌다의식과 축원문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길상사는 앞으로 설법전을 법회 공간 및 명상수련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