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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에서는 스님만 법문을 한다? 천안 보명사(주지 성문)가 펼치는 ‘53 선지식 법회’에서는 현대인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법석을 만날 수 있다.
4월 6일 열린 ‘53 선지식 법회’ 24번째 법석에는 국내 ‘부자학 박사’ 1호인 한동철 교수(서울여대, 부자학연구학회장)가 법사로 나섰다. ‘부자 되는 법’이란 주제도 파격적이지만, 한 교수 자신은 “중학교 수학여행 이후 법당에 들어온 것이 두 번째”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한 교수는 이날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며 “재산은 신(神)의 소유물이니 남에게 먼저 그리고 이유 없이 베풀고 살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자학 개론’을 설파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한 교수가 법회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법회를 기획한 성문 스님의 지론 덕분이다. 성문 스님은 “우연히 한 교수의 강의를 듣고,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이 부처님의 말씀과 일치하는 것을 느꼈다”며 “종교적 색채를 고집하지 않고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한 교수를 초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부터 매월 첫째, 셋째 주 일요일에 봉행되는 ‘53 선지식 법회’에는 스님 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저명인사들이 연사로 초청되고 있다. 그동안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시작으로 소설가 한승원, 삼성증권 우승택 지점장, 코미디언 백남봉, 사진작가 김중만씨 등이 강단에 섰다. 성문 스님은 “승속을 막론하고 자기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시대의 참된 스승이고 선지식”이라며 “선재동자의 구도정신을 현대에 맞게 재현해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선지식들에게 삶의 지혜를 얻도록 법회를 마련했다”고 법회 취지를 밝혔다.
지역 불자들에게 새로운 법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선지식 법회에는 앞으로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4월 20일),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종범 스님(5월 4일), 여자 프로골퍼 한명현 선수(5월 18일),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주선희 교수(6월 1일), 한국일보 방민준 논설위원(6월 15일) 등이 법사로 나서게 된다.
지난 1년여 간 법회를 이끌어 온 성문 스님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덕분에 사부대중의 참여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53 선지식의 높은 식견과 경륜, 진솔한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회는 누구나 무료로 참석 가능하다.(041)522-3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