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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는 어려움도 모두 부처님의 가피로 이기고자 노력했어요. 젊었을 때이니 힘든 줄도 모르고 신이 났죠. 자운 스님은 정말 생불(生佛)이셨고 함께 동참하는 큰스님들을 뵐 때 환희심을 말로 설명 할 수가 없답니다.”
자글거리는 얼굴의 주름조차도 아름다웠다. 올해 90이 되신 전필애(법화승ㆍ부산 초읍)보살은 힘든 노구를 이끌고 자식들 몰래 삼천불 삼천배 참회기도에 참여했다. 부산 감로사(주지 혜총)에서 봉행하는 ‘삼천불 삼천배 참회기도법회’가 시작했던 1951년 당시부터 빠짐없이 동참한 산 증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출가일과 열반일을 맞아 감로사는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삼천불 삼천배 참회기도를 봉행했다. 감로사의 삼천불 삼천배의 역사는 57년 전 한국전쟁이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1년 국난을 참회 기도로 극복하고자 불자들이 전국에서 감로사로 모였다. 자운 스님을 비롯해 청담, 운허, 영암, 성철, 향곡, 석암, 월하, 벽암, 지관, 일타, 월산, 법전 스님 등 당대의 큰 스님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것이 ‘감로사삼천불 삼천배 참회기도법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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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어려움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참회 기도를 시작하며 모인 그 사람들은 부처님께 참회하고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며 위로를 받았어요. 이곳은 국난을 이기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곳이였죠. 참가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모두들 스님들과 함께 나라를 위해 참회기도로 정진했죠. 전 참회기도에 동참하고 난 후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또 다시 삼천배를 집에서 올렸죠”
감로사의 삼천불 삼천배 참회법회는 단순한 참회기도법회가 아니였다. 부처님의 법으로 국란을 극복하고자 원력을 모아 역사의 아픔을 가진 민족을 위로하고 힘을 주었던 법회였다. 긴 역사의 무게를 짊어지며 국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스님들의 원력이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그 당시 자운 스님은 참가한 우리들 보고 업장을 소멸하기 위해 절을 하라고 강조하셨어요. 전생부터 오랜 세월동안 이어온 업장을 소멸하며 마음을 깨끗이 하라 하셨죠. 지금이나 그때나 모두 참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모두 빠짐없이 참회기도를 올려야 해요.”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정진의 끈을 놓지 않고 참회기도를 올리겠다는 전필애 보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부처님께 기도하며 모두를 감싸 안은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감로사는 매년 음력 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삼촌불 삼천배를 봉행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주지 혜총 스님을 비롯해 전국의 법사 스님을 초청해 참가한 불자들에게 법문도 한다. 참가자들은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참회기도, 영가천도, 법문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정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