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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한마음선원에서 법문을 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28년째다. 1981년 첫 법문을 시작했다. 올해 칠순을 맞은 스님의 한 달은 법문 일정으로 빼곡하다. 5일에도 동국대 정각원 토요법회에서 법문했다. 매달 초하루 화성 용주사, 초삼일 천안 용화사, 안산 화림선원, 8일 반야사, 18일 청원사, 24일 포교당 등이 기본 일정이다. 법문 요청이 들어오면 어디든 달려간다. 건강할 때 힘닿는 데까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불법을 들려주는 것이 스님의 원이다.
새해 첫 법회에서 한 해를 살아가는 마음가짐과 어떻게 불자답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말씀한 정락 스님의 법문을 옮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제 새해를 맞이했고 평소 살아나가면서 생각했던 것, 하고 싶었던 일들 중에서 다 성취하려면 중생소견서 생각하는 것을 바꿔야 합니다.
고정관념, 일반적 생각에 얽매여 바른 생각, 가치관, 인생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도 어렵게 생각합니다.
첫째 행복이 어디에 있는가? 밖으로 행복을 찾아다니는데 잘못입니다. 원래 인간이 참 행복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행복을 질투한 악마가 행복을 훔쳐서 감췄어요. 한평생 사는 것이 행복을 찾으러 다니는 겁니다. 행복인가 해서 찾으면 불행을 가져와요. 행복을 밖에서 찾으면 못 찾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야 하거든요.
처음엔 사람이 극성스러워서 온 세상을 다 뒤져 행복을 찾아가더랍니다. 그래서 찾고 뺏고 숨기고 찾고 뺏고 숨기고 수십 번 했는데 매번 행복을 찾더란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악마가 중요한 걸 알게 됩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뒤지면서 한 곳은 꼭 지나쳐가는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거기가 바로 각자의 마음속입니다. 밖에서, 없는데서 찾으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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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에 대한 생각을 살피세요. 맛있는 음식을 다 먹기 전에 누가 오면 ‘먹을 복’이 있다고 합니다. 살펴보면 먹을 사람, 음식은 정해져 있는데, 주면 얻어먹고, 안 주면 뺏어 먹어야 합니다. 많이 얻어먹으면 거지복이 많은 것이고, 많이 뺏어 먹으면 강도복이 많다고 저는 말합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큰 행복입니다. 일반적으로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주는 사람보고 ‘복 많다’ 이런 생각 가져야 해요.
받는 사람을 부러워하니 베풀면서 살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해야 베풀면서 살 가능성이 생깁니다. 베풀어주는 마음이 복이에요. 이 베풀어주는 마음에 행복을 감춘 것입니다. 얻어먹는 게 복이라 생각하는 마음에서 찾으면 불행만 생겨요. 베풀어주는 마음에서 찾아야합니다.
베푼다는 것도 <금강경>에서 말하듯 무주상보시하고 베풀고도 교만하지 않고 배려하고 줬다는 생각도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받는 사람도 빚이 안 됩니다. 내가 아무리 베풀어도 상대방을 빚쟁이로 만들어서는 안돼요. 내생에 갚느라 고통 받게 하면 나쁜 일이지요. 그래서 무주상보시가 큰 의미가 있는 겁니다.
이 순간 마음 자체를 바꿔야합니다. 무주상보시를 해야 더 큰 복이 온다는 걸 알아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그런다더라 하면 소용없어요. ‘베푼다’를 금년 한 해 마음에 두고 실천하세요. ‘베푸는 것이 복’이라는 것을 찾아야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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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뭔지 아세요? ‘태어난 날’이라고요?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요. ‘어머니가 낳아주신 날’이라고 대답해야죠. 같은 말이지만 어머니가 죽음을 무릅쓰고 고통 속에서 나를 낳아주신 날 아닙니까. 되레 어머니께 생일날 선물 사드려야 해요. 그런데 도리어 불효를 하지요. 생일선물 사내라, 생일상 차려라 힘들게 한단 말입니다. 내 생일이라고 부모한테 받을 생각만 하지 어머니께 해드릴 생각도 안 해요.
자기 생일날 어머니에게 미역국만 끓여드려도 큰 일한 겁니다. 원래 자기 생일날 낳아주신 어머니 은혜를 갚기 위해 미역국을 끓여 드리는 것이에요. 날 낳아주실 때는 아기라서 못 끓여드렸으니까 말입니다. 생일날 미역국은 어머니가 드시는 것이 옳습니다. 생일이 될 때까지 생일선물 사드릴 돈을 매일 매일 저금하세요. 새벽에 일어나 저금통에 돈을 한 푼 넣으면서 “낳아주신 은혜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 보살행을 하겠습니다”하고 감사와 자기각오를 빌면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겁니다. 이게 매일 매일 효도하는 겁니다. 매일 100원씩 모으면 3만6500원, 500원씩 모으면 18만2500원, 1000원씩 모으면 36만5000원이 모입니다. 이렇게 모아서 선물 사드리고 남으면 부처님오신날에 부모님을 위해 등 하나 달아드리세요. 평생 가족들 등만 달았지 당신 위해서 등 하나 달아보셨겠어요? 돌아가시면 축원문에서도 빼버리는데…. 자기 생일날 효도하기 위해 매일 효도하는 마음으로 하세요. 매일 그 정도 정진력 가지고 실천하면 생활에서도 성공합니다. 실천력과 지속력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마음가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요. 그 마음의 깊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성공해요, 그런 정진력이면.
어떻게 무슨 생각하며 살아야할지 불자라면 세속과 달리 생각해야 합니다.
중국 초나라의 어느 임금이 사냥을 가면 호화스럽게 금화살을 쏘는 거예요. 사냥이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빗나가서 땅이나 나무에 박힌 화살을 찾는 거예요. 하루는 신하들이 어두워지도록 화살을 회수하는데 임금이 내일 와서 찾으라고 하니 그럼 늦는다고 화살을 찾았습니다. 그 임금이 말하길 “초나라 임금이 잃어버린 것을 초나라 백성이 주워 가는데 뭐가 아깝냐”고 했어요. 이 소문이 퍼지자 백성들이 너무 기뻐했어요.
공자의 제자가 그 소문을 공자에게 전하니 공자가 말하길 그 왕은 천하통일 할 그릇이 아니라 그냥 초나라 왕급이라고 했어요. “사람이 잃어버린 것, 사람이 주웠으면 되지”하고 말해야 천하통일할 인물이라는 것이죠.
노자가 그 얘기를 듣고, “공자가 사람들 다 망친다면서 꼭 사람이 주워가야 할 필요가 있나 동물이 주워도 될 것을, 그저 사람 욕심 많은 것만 말한 것”이라 비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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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리도 생각해 봅시다. <반야심경>에 색불이공이 나옵니다. 그러면 금화살이 공입니다. 주울 것도, 욕심낼 것도 없어요. 금에 대한 집착 욕심이 다 깔려 있는 말입니다. 노자도 다 금으로 보고 한 말이에요. ‘금즉시공’ 대단하잖아요.
이 화살 하나도 부처님 경지 오르니까 다르잖아요. 그런 경지로 자기의 마음을 바꿔가야 합니다.
‘천지현격(天地懸隔)’이라 그 마음 차이가 시작될 때는 별 차이 없지만 나중엔 하늘땅만큼 차이가 벌어집니다.
삶에서도 그렇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 문제없을 일들이 괘씸하고 미운 생각을 가지니까 힘들게 살게 됩니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 선택으로 행과 불행으로 벌어집니다.
새해 내 삶의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당장 마음을 내세요.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게 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생생활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그 반대를 들여다보면 다른 세상이 있어요. 중생심 속에는 행복이 없습니다. 그 반대편에서 찾아야 행복이 있는 겁니다. 그런 한 해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