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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내안에 불심있다…직장에서는
직장인들은 이런 짬짬이 수행을!
차은산씨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불서 읽기를 놓지 않는다.
사람은 다 제각각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직업도 천차만별, 생활방식도 천태만상이다. 부처님은 대기설법을 하셨다. 각자에게 ‘맞춤형’으로 불자되는 법을 알린 것이다. 우리도 부처님처럼 스스로에 꼭 맞는 수행법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인에게 수행이 필요한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스트레스’ 때문일 것. 타인과 어울려 헤쳐나가야 하는 직장생활이다 보니 일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는 배가 되기 마련이다.

수행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서!”라고 항변하고 싶다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침이나 저녁, 또는 주말을 이용해 수행하는 사람들을 주목해 보자. 시간을 ‘보석처럼’ 여기며 온 종일 수행하는 것 못지 않게 자신의 길에서 정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

□ 아침에도 수행이 가능한가요? …사경

직장인에게 아침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1~2분에 근태가 결정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쁠 때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사람만이 진짜 승부를 낼 수 있다.

박영미(30)씨는 방문학습지 교사로 일한다. 평소 별로 화내는 법이 없는 박씨는 그 이유를 매일 하고 있는 ‘사경(寫經)’에서 찾는다.

“일하다보면 학부모님이나 학생들과 뜻이 맞지 않아 서로 감정을 상하는 경우가 있죠. 아침에 내 마음부터 다스리고 시작하면 아무래도 문제 생길 일이 별로 없어요.”

박씨가 사경을 처음 접한 것은 1년 전, 한자 공부 겸 해서 짧은 게송들을 베껴쓰면서부터 였다. 요즘은 아침에 출근 하기 전, 일찍 일어나 사경부터 한다는 박씨. 스스로 생각해도 생활태도가 달라져 놀랍다고 한다.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은 “아침 사경은 차분히 자기 마음을 다듬고 새롭게 돋우는 시간으로 좋은 출발의 계기가 된다”며 박씨의 사경법을 칭찬했다. 즉, 시작할 때 법구경 한 구절, 게송 하나라도 차분히 정서(政書)하면서 사경 자체보다는 쓰고 있는 구절 자체를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진짜 사경의 의미라는 것이다.

짤막한 게송의 경우 5언게송 4구면 20자 내외라 얼마 되지 않지만 이를 충분히 생각하기 위해서는 1주일 또는 한 달 단위로 목표를 잡고 꾸준히 써내려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 회장은 “사경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처음에는 자기 마음에 드는 게송을 하나 정해 1주일간 그 게송만 따라 쓰면 된다”고 말한다.

□ 저녁시간이 비교적 여유있다면…불교경전 강좌

공무원 등 퇴근 시간이 다른 직업 종사자들에 비해 비교적 규칙적인 이들이라면 도심 사찰 등에서 마련해 놓은 각 불교대학의 ‘경전강좌’를 추천한다.

직장이 서울 봉은사 근처기에 항상 봉은사에서 경전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창영(46)씨는 지난해부터 봉은사 수요법회에서 월암 스님의 강의를 듣고 발심, 올해 포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요즘은 수요법회를 통해 평소 궁금했던 간화선에 대해 접하면서 혼자 가지고 있던 의문도 많이 풀렸다고 한다.

“아, 간화선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어요. <벽암록> 같은 경전 강의를 들으면 특히 가슴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참 좋더라고요.”

조계사 교무국 심재선 주임은 “불자들 중 배움의 욕구가 큰 분들이 있다”면서 “경전 공부는 평소 한문공부를 원하거나 체계적인 공부를 원하는 불자들에게 잘 맞다”고 조언했다.

경전강좌 또는 불교교리 강의를 듣고 싶은데 가까운 사찰에 불교대학이 개설돼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자. 조계종 홈페이지(www.buddhism.or.kr) ‘신도교육신행’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주말에 시간이 난다! …철야정진

서울 삼선중학교 교사 윤영단(53)씨에게 주말은 소중한 수행시간이다. 주말에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에 걸쳐 진행되는 ‘3000배 철야정진’을 통해 마음 속에 남아있던 ‘삿된 생각’을 씻을 수 있어 더욱 그렇다. 평소에도 절 수행은 하고 있지만 주말 철야정진은 윤씨에게 더 특별하다.

“겨울이라도 3000배 철야정진을 하면 땀이 그렇게 흘러요. 육체적 고통도 물론 있습니다. 그 때마다 호흡을 조절해요. 흘린 땀 속에 후회, 망상이 씻겨 개운합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을 업으로 삼은 직업.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아이들 위에 서려 하지는 않았을까. 윤씨는 늘 자신의 그런 마음자리를 살펴본다. 그런 의미에서 ‘절’은 몸을 숙이고 나를 낮춤으로써 마음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행법이다.

윤씨의 철야정진을 돕고 있는 법왕정사 청견 스님은 절은 수행이지만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철야정진을 해 보면 직장인들이 흔히 겪는 어깨 통증 같은 것이 좋아질 것입니다. 물론 절은 수행이기에 바른 자세로 내 마음을 정갈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지요. 직장인들은 술 때문에 절 수행을 포기하기도 하는데 술을 마실 수록 더 절 수행이 필요합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맑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3000배 철야 정진은 너무 힘들 것 같다면? 청견 스님은 “점심시간에 간단히 점심을 먹고 108배부터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점심시간 후 힘이 생긴 자신을 발견하고 3000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생길 것이다.

□ 일상에서 비교적 시간이 자유롭다면 …붓다클럽

자영업이라 하면 남들은 “와, 사장이니 마음대로 하고, 좋겠다”고 속편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모를 소리다. 최종결정은 누구도 아닌 오직 혼자만의 힘으로 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고민과 괴로움이 넘나든다. 오죽하면 <직원들이 모르는 사장님의 고민>이런 책까지 등장했겠는가.

중고 가구마트를 운영하는 차은산(53)씨도 그렇다. 차씨는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아니라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고까지 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다 2005년 동산반야회에서 운영하는 ‘붓다클럽(총재 이상우)’에 가입하면서부터 그런 생각으로부터 풀려났다.

차씨는 붓다클럽에서 정한 ‘5대 실천덕목’을 꼭꼭 지키려 애쓴다. 이 중 108배, 경전 읽기, 염송은 매일 해야 한다. 여기에 매월 1회 이상 봉사, 매월 1만원 이상 정기 보시가 더해져 5가지다.

“‘5대 실천덕목’ 지키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생활화 하다 보면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육바라밀 정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산불교대학 김재일 이사장은 “‘5대 실천덕목’은 매일 빼먹지 않고 초발심으로 강하게 이끌어야한다”면서 “이런 덕목들을 지켜가면서 꿋꿋하게 내 길을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ip!

정말 이도 저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수행 전문가들이 한결 같이 권고하는 방법이 있다. 출퇴근 길을 활용해보자.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경전 암송이 효과적일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반야심경>부터 시작해도 좋다. 아니면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정근을 외는 것도 좋다. 직장인의 경우 평균 출퇴근 소요 시간이 1시간 가량이다보니 피로에 절어 출퇴근길의 번잡한 마음에 사로잡히기 쉬운데 암송이나 염불이 그런 것을 막아준다. 아직 경전을 외지 못했다면 경전테입이나 파일 등을 들고 다니며 들어도 좋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7-12-27 오후 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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