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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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 관찰 통해 자신의 마음을 보라”
현호 스님 명상기공 강좌
“영상을 보고 관찰하세요. 봄 봄 봄. 소리를 듣고 듣는 그 마음을 듣고, 들음 들음 들음 관찰하세요. 몸의 현상, 느낌, 의도, 생각을 관찰하세요.”

11월 21일 마포문화원 강의실. 현호 스님(예천 정화사 혜명선원장)이 10명의 수행자에게 곧고 바르게 서서 코끝을 통해 석자 앞을 내려 보고 조용히 걸으면서 육근(六根: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근)을 관찰하는 경행(經行, 行禪)을 세밀하게 지도한다. 경행은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므로 순간순간의 집중력을 길러준다.

간화선과 위빠사나를 두루 닦은 현호 스님은 선(禪)의 관심법(觀心法)이 사념처와 육근을 관찰하는 위빠사나와 둘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수행상의 용어나 방법 역시 별개로 보지 않고 ‘법안명상(法眼暝想)’이란 체계아래 수행자들에게 ‘스스로 자신을 보고 마음을 관찰하라’고 말한다.

“영상과 소리, 냄새, 맛, 느낌, 의도, 생각을 관찰하세요. 꿈속에서도 무의식을 관찰하세요. 자나 깨나 일체처 일체시에 순간순간 관찰하세요.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깨어있는 알아차림으로 마음을 집중하여 조화롭게 관찰하세요.”


무술 사범 출신의 현호 스님은 1976년 부산 시내에서 우연히 <금강경> 독경을 듣고 발심해 참선에 매진, ‘11면(面) 관음보살의 어느 얼굴이 본래 얼굴인가?’ 라는 화두를 타파해 수덕사 및 화계사 조실을 지낸 덕산 선사의 전법제자가 되었다. 이후 국내 고승을 두루 참방한 스님은 간화선과 근본불교의 장ㆍ단점을 살펴보기 위해 미얀마로 만행을 떠났다. 미얀마에서 육근을 관찰하는 위빠사나가 선(禪)의 회광반조(廻光返照)와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을 체험한 스님은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위빠사나선원 원장을 역임했다. 이어 1995년 미얀마 찬미아이 에익타 수도원에서 우기안거를 하면서 화두 타파 이후 새로운 수행체험을 한 스님은 당시, “망상을 쉬고 보니 모두가 헛된 꿈이라 아무것도 걸릴 게 없네. 몸도 마음도 텅 비었으니 어디에 번뇌가 일까. 고요하고 고요하여 자연 그대로 일세” 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수행법의 대중화를 발원한 스님은 1994년부터 10년간 불교방송문화센터에서 명상을 가르쳤으며, 3년 전부터는 마포문화원에서 명상기공을 지도하고 있다. 정화사 혜명선원 선원장을 맡아 후학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스님은 <달마를 보라> <고향 찾는 나그네> <마음의 창>등 14권의 명상시집과 수행서를 펴내기도 했다. 다음은 현호 스님과의 1문1답.


-법안명상은 어떤 수행법입니까.
“심신을 맑고 밝고 고요하며 평안한 조화의 상태로 인도하는 수행법이다. 부처님 당시의 근본 가르침과 용수보살 이후의 대승의 행법과 밀교의 행법, 조사선의 수행법을 회통하여 여섯 가지 수행문을 열어놓고 하나로 연결시켜 삼위일체 회삼귀일(會三歸一)의 원리로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의 도리를 실천수행을 통해 증득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대중적인 생활명상이다.”
-여섯 가지 수행문은 어떤 것인가요.
“수행법은 여섯 가지로 근기에 맞게 수식관, 염불관, 진언관, 실상관, 화두관, 삼매관을 가르친다. 기본적으로 좌선, 일상생활 관찰과 경행, 그리고 티베트기공, 의가(醫家)기공, 무가(武家)기공의 행법과 도인(導引)기공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행법은 조도(助道)의 방편일 뿐이다.”
-육근 관찰과 관심법이 둘이 아닌 까닭은.
“마음은 빛깔도 소리도 모양도 형태도 없지만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작용할 때에 나타난다.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입으로 말하고, 혀로 맛보고,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마음이라고 하고 마음을 보는 것을 관심(觀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육근 관찰이다.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작용할 때 나타나는 모든 현상을 순간적인 깨어있음으로 알아차려서 육근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그 현상이 사라질 때까지 마음속으로 명칭을 붙여 관찰해야 한다. 그것이 지름길이다. 그리고 현상이 사라질 때까지 끝까지 관찰해야 사라지는 순간 깨달음을 이루게 된다.”
-구체적인 수행 단계를 설명한다면.
“수행이란 신ㆍ해ㆍ행ㆍ증이라, 먼저 믿음이 생겨야 발심이 되고 교리나 선리의 바른 이해를 통해 육근 관찰을 실천할 때에 정도(正道)의 수행이 된다. 그리고 깨달음의 증득을 위해 안거 및 유행을 하며 경행, 좌선, 기공, 육근 관찰 등의 수행을 실천한다. 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면 믿음-발심-지견-견처-견성-돈오-점수-확철대오-돈오돈수(正覺, 12地, 佛)가 되는 것이다. 수련순서는 먼저 육근 관찰을 하면서 삼배를 하고 기공-좌선-경행-면담-삼배의 순서로 수련하되 육근 관찰을 하면서 해야 한다. 꿈속에서도 일상생활 속에서도 경행이나 좌선 중에도 육근 관찰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팔정도를 행하는 것이며 마음을 보는 것이며 깨닫는 지름길이다.”
-무엇이 본래면목입니까?
“본래면목 찾아보니 본래면목이 없어 없다는 것조차 없으니, 무엇을 일러 본래면목이라 할 것인가. 면구함에 겸허히 고개 숙이니 실상(實相)이 무상(無相)이라. 진공(眞空)의 바다에서 묘유(妙有)를 일으켜 일체처에 노니니 가히 십일면관음이라.”
-어떻게 해탈해야 합니까?
“인연을 벗어나 망상을 쉬고, 집착을 벗어나 번뇌를 쉬니, 진공에 들어 진인(眞人)이 된다. 공해탈, 심해탈, 혜해탈, 공도 벗어나고 마음도 벗어나고 지혜도 벗어나 모두 다 벗어나자. 돈오돈수(頓悟頓修)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이루어 해탈의 ‘탈’도 벗어버리자.”
예천 정화사 (054)653-3536
김성우 객원기자 | buddhapia5@daum.net
2007-12-05 오전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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