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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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동화가 이렇게 재미있었나요?
불교동화구연대회를 통해 본 불교동화와 동화구연의 세계
“옛~날 옛날에 뚱~뚱한 곰이 살았어요. 뚱~뚱한 곰은 배가 이~만큼 나왔어요.”
“글쎄, 맛~있는 음식을 손으로 덥~석 집어 먹는 게 아니겠어요~.”

윗글을 그냥 책 읽듯 죽 읽어보자. 뭔가 재미가 덜하다. 조금 유쾌한 목소리로 ‘~’표시마다 길게 늘여읽고 손짓ㆍ몸짓을 적절히 섞어보자. 그렇게 동화를 풀어내면 읽는 맛도 좋고 듣는 사람도 신난다. ‘동화구연’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10월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동화구연과 관련된 재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어린이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사단법인 동련이 제3회 전국불교동화구연대회를 열었다.

동련에서 주최하는 불교동화구연대회는 불교동화, 동화구연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행사다. 올해는 아동부문 11명과 성인부문 15명의 참가자들이 예선을 거쳐 올라왔다. 참가내용은 불교동화가 70%, 전래동화가 30% 정도였다.

그리고 흔히 어린이는 동화구연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동화구연대회에 참여한 어린이들만 봐도 그렇다. 현장에 참여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화구연은 직접 해보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멀리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소연(8)이는 무대에서 하나도 안 떨렸단다. 소연이는 “엄마와 한달이 넘게 연습을 했다”면서 자신이 발표한 ‘아기곰과 보자기’ 동화를 너무 좋아한단다.

천안에서 온 다겸(12)이는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결국 어른들까지 모두 제친 다겸이는 이대회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겸이가 동화구연을 잘 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다겸이가 매주 가는 사찰 하남사에서 뮤지컬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다겸이가 평소에 말하기를 좋아하고 표현을 잘 하는 것도 있었지만 말이다. 다겸이는 “동화 구연을 하다 보니 뮤지컬 실력이 더 늘었다”며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참 대회에 대해 이야기 하다 갑자기 던지는 질문!

“불교에도 동화가 있나요? 재미없지 않나요? 지루한 설법 아닌가
요?”

어린이청소년들의 오해가 있을만한 부분이다. 어른들이 읽는 경전, 스님들의 설법 등을 생각하다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전에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얼마든지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진 부처님의 전생 설화, 부처님 일대기는 물론 <아함경>이나 <백유경>등을 토대로 불교동화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백유경>은 그 자체가 교훈적인 내용의 98가지 이야기로 엮인 경전이라 불교동화의 단골 소재로 사용된다. 교훈적이라 해서 내용이 재미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여느 세계명작동화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불교동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그러나 불교동화만 생산해 낸다고 해서 불교동화가 어린이들에게 잘 다가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에게도 불교동화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럴 때 구연이 필요하다. 아직 불교를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과 노안으로 책 읽기가 힘든 어르신들에게 동화구연을 통해 불교가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동련에서는 요즘 플래쉬애니메이션도 제작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 동화구연기법을 담은 소리를 녹음, 몇몇 사찰의 법회 때 상영한다. 요즘 아이들이 영상세대다 보니 그냥 동화구연을 할 때 보다 반응이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도 어려운 점이 있다. 동련에서 불교동화를 짓거나 동화구연을 하는 선생님들이 모두 13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아직은 관심을 가지는 스님도, 불자들도 적다.

그렇다고 해도 불교동화와 동화구연에는 희망이 있다. 이번 대상자가 초등 5학년 학생임을 보았을 때만 해도 그렇다. 앞으로 초등학생은 동화구연에, 청소년들은 동화를 개작하는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찰이 이끌어준다면 어린이를 넘어 청소년에게도 불교동화의 세계를 전달할 수 있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동화로 구성해 낸 동련동화구연회장 덕진 스님도 불교동화와 동화구연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교동화를 창작하고 동화구연을 통해 부처님의 사상을 널리 알리는 것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눈높이에 맞는 설법’ 그 자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과 책, CD 등을 이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불교동화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불교동화창작대회도 열 생각입니다. 동화를 통해 어린이청소년이 불교를 이해하고, 불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동화구연을 잘 하려면!

1. 동화를 선정 할 때 자신과 목소리가 잘 맞을만한 등장인물들이 많은지 살펴봐요.
2. 기존 동화의 문어체를 구어체로 잘 바꿔야 해요. 개작을 할 때는 해설이 1/3, 대화가 2/3가 될 수 있도록 하세요.
3. 동화에 기교보다는 감정을 잘 실어 전달해야 해요.
4. 동작을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 정확한 몇 가지 동작만 할 때가 더 자연스러워요.
5. 소리를 낼 때는,
아빠나 할아버지 목소리는 배에 힘을 주고 목을 끌어당겨서 내는 소리를
아기ㆍ작은 동물 등의 높은 톤의 소리는 목에서 나는 소리를 이용해요.
(도움말: 동련동화연구회 선임연구원 장초희 선생님)

*동화구연, 어디서 배우나요?

사단법인 동련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부산 대한불교교사대학을 통해 전문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각 사찰에서 동화구연을 배우거나 동련(051-864-4569)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7-10-29 오후 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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