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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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쭉! 넓적! 나만의 부처님 만들어요
한국불교미술박물관 라오스불상전 어린이 교육
처음 접하는 라오스 불상이 신기하기만 한 아이들

“도깨비야, 도깨비~!”
“귀는 꼭 바나나 같아. 머리에 있는 건 뿔이야?”
서울 창덕궁 근처에 있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 토요일이라 부모님의 손을 잡고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런데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도깨비 소동일까.

현재 한국불교미술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불교의 나라 라오스 불상 특별전’을 보면 자연스레 그 의문이 풀린다. 우리가 부처님, 하면 떠올리는 것은 자비로운 미소에 살짝 감은 듯한 눈, 후덕한 얼굴과 점잖게 앉아 계신 모습 등이다. 이런 우리나라 부처님의 모습에만 익숙했던 아이들의 눈에 비친 라오스 부처님들은 “엥?” 소리가 절로 나올 만하다. 아이들 말처럼 정말 ‘도깨비’같다. 익살맞은 표정의 부처님, 얼빠진 얼굴의 부처님, 고양이 얼굴을 한 부처님 등 평소엔 듣도 보도 못한 부처님의 모습들이 눈앞에 있다. 완전히 일어선 채 무릎보다 긴 두 팔을 ‘차렷’자세로 늘어뜨린 부처님도 있다. 박물관 한지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차려자세의 부처님에 대해 학예선생님이 설명하고 있다

“이 ‘차렷’자세는 라오스에서 ‘비를 부르는 자세’라고 해요. 라오스에서는 5월이 되면 비를 기원하는 축제를 여는데 이 부처님 모습이 마치 로켓을 닮았죠? 하늘을 뚫어서 비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불상을 만든 것이랍니다.”

그런데 라오스가 어디 있는 나라?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나라 라오스는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있다. 전 국민의 90%이상이 불교신자인 이 나라에서는 숙련된 장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신의 소망을 담아 불상을 만든다고 한다. 아, 누구나 불상을 만들고 거기에 자신만의 개성을 불어넣어서 그렇게 여러 모습을 한 부처님을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구나.

사실 특별전에서 라오스 부처님들의 다양한 얼굴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더 신나는 프로그램이 있다. ‘홀쭉! 넓죽! 나만의 부처님’이라는 교육이 바로 그것.

기본적인 불상에 대한 설명을 듣는 어린이들

이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데, 유치부 어린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한 수준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우선 8페이지 분량의 교재를 하나씩 받는다. 그냥 무심히 보아왔던 불상의 특징은 무엇인지부터 알아본다. 예를 들면 아미타 부처님은 마치 ‘O. K. 사인’을 보내는 것 같은 손 모양을 하고 있는데 대체 무슨 뜻일까. 또 불상도 있고 보살상도 있는데 차이는 뭘까. 교육은 이렇게 ‘불상’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이해하기 위한 접근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신자가 아닌 아이들에게도 무리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무래도 ‘나만의 부처님 만들기’다. 부처님 만들기를 통해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배운 각자의 부처님을 형상화 시킨다. 지점토를 이리저리 이어 붙이면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애쓰는 것.

엄마와 함께 나만의 불상 만들기에 푹 빠진 어린이

이 시간에는 라오스 불상들 못지않은 다양한 모습의 부처님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근육질 부처님, 여자처럼 긴 생머리의 ‘청순한’ 부처님도 있다. 또 꼬리가 달린 부처님, 머리를 땋은 부처님도 있다. 언뜻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아이들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시간이다. 아이들 나름대로는 열심히 만든 것이니 비웃어서는 곤란하다.

OX 퀴즈는 신나요

이밖에 ‘OX 퀴즈’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을 통해 배웠던 내용을 퀴즈로 다시 풀어보는데, 아이들 기억력이 결코 녹록치 않다.

프로그램은 다음 달까지 둘째 넷째 토요일(놀토)에 마련된다. 단, 10명이상 단체 관람 시에는 평일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불상들

한편 박물관 조한솔 학예사는 이번 라오스 불상 특별전을 관람하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조금 더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 가지 덧붙였다.

“불상은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문화재입니다. 불상이라고 해도 종교에 얽매이지 말고 문화적으로 접근하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또 특별전을 통해 아이들이 라오스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초등학생 프로그램 쪽이 더 재미있기는 하지만 중고등학생이나 일반인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박물관의 학예선생님께 설명을 부탁드려 보자. 훨씬 깊이 있는 관람이 될 것이다.

또 라오스 불상 특별전뿐만 아니라 한국불교미술박물관에는 조선시대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탱화, 불상 등이 여러 점 전시 돼 있다. 게다가 박물관 2층에서 내려다보는 궁궐 경치도 꽤 괜찮으니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둘러볼 것을 권한다.
글ㆍ사진=김강진 객원기자 |
2007-09-20 오전 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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