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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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즐기세요…책읽는 노하우 이렇게
주현(13)ㆍ주영(9)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어머니 김영란(서울 계동ㆍ43)씨는 오늘도 아이들의 독서습관 때문에 고민한다.
“어렸을 때부터 동화전집을 사주고 책을 읽혔는데도 불구하고 애들이 책 읽는 것을 싫어해요. 이젠 독서교육도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나 싶어요.”

책을 안 읽는 자녀와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려는 엄마 사이에는 늘 이렇게 알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책의 중요성, 말해서 무엇 할까. 독서의 필요성, 말만 들어도 귀에 못이 박히는 느낌이다.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책 읽어라”는 지겹도록 듣는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책’은 늘 가까이 있다. 따지고 보면 교과서도 책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책’은 지긋지긋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독서의 장점으로 주로 꼽히는 것은 사고력 향상이다. 즉, 여러 간접 경험을 쌓음으로써 인생을 준비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CEO(최고경영자)들도 <삼국지> <논어> 등의 고전을 읽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이유는 그 속에서 인간관계 및 경영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책이라는 존재가 꽤 그럴싸해 보인다. 그렇지만 유명한 사람들이 읽는 책이라고 해서,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무작정 따라 읽는다면 도움이 될까? 답은 단호하게 ‘아니다’. 오히려 혼란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단계별로 알맞은 책을 골라주고, 제대로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아이와 책을 진정으로 친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세요!
아이들에게 맞는 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의 연령과 평소 독서 습관, 책에 대한 이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아이들의 도서를 골라 줄 수 있는 잣대가 연령대다. 대개 초등학생들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지식 위주의 책보다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좋다. 지나치게 어려운 책은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책에 막연한 반감을 갖게 만든다.


추천 도서로는 초등학교 저학년(1, 2학년)의 경우 권정생의 <훨훨 간다>를, 중학년(3, 4학년)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을 권한다. <훨훨 간다>는 우리말 운율을 잘 살린 문체와 정겨운 그림 등으로 아이들을 친근하게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또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은 이미 어른들에게도 유명한 외화 ‘말괄량이 삐삐’의 원작으로, 아이들에게 신나는 간접경험과 함께 교훈을 전해줄 것이다. 초등 고학년(5, 6학년)의 경우는 살짝 수준을 높여 생 택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추천한다. 사실 <어린왕자>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쉽지는 않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중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책 읽는 데 할애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 깊이 있는 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역사, 과학 교육서 등이 이 시기에 필요하다. 또 중학교 때는 자신의 꿈을 키워 갈 수 있는 비전을 찾을 수 있는 책들을 읽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추천도서로는 자신의 꿈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갈매기의 의지를 담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자연과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주디스 콜, 허버트 콜의 <떡갈나무 바라보기>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와 현재를 만화로 즐길 수 있는 이원복의 <먼 나라 이웃 나라> 등이 있다.

고등학생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폭 넓게 갖춰 대학 교육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전문가들은 “입시에 지쳐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기 쉬운 고등학생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읽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고등학생들과 인문학자 혹은 문인들이 대등하게 토론을 벌인 내용을 담은 인디고 서원이 엮은 <주제와 변주>는 고등학생들의 인문학적 지식에 놀라는 계기가 될 책이다. 고전 중에서는 한 인간의 이성 회복 과정을 그리며 인간의 따뜻한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찰스 디킨즈의 <위대한 유산>을 꼽는다. 이밖에도 입시를 앞두고 있는 청소년의 여행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구드룬 파우제방의 <그냥 떠나는 거야>도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 조급함을 버리세요!
독서는 전적으로 즐겨야 한다. 고통스러운 책읽기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억압이다. 또 아이들은 자신의 실력에 맞춰 책을 읽어야 한다. 앞서 학년에 맞는 권장도서를 소개했지만 이는 ‘필독서’를 무조건적으로 다 읽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아이들을 위축시킬 뿐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 성급함을 버려야 함은 물론이다. 입시만을 위한 ‘논술’ 위주의 책읽기는 책을 도구화 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커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은 더더욱 중요한 일이다.

어른의 성급함 때문에 아이가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잃게 되는 것은 비극이다. 진정 아이가 책을 읽게 만들고 싶다면 어른들이 조급함부터 버려야 한다.

한우리도서선정연구팀장 최영주 선생님이 추천하는
‘재미없을지는 몰라도 꼭 읽었으면 하는 책들’
꽃들에게 희망을 / 트리나 폴러스 글 / 시공주니어 펴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자서전 / 클레이본 카슨 글 / 바다출판사 펴냄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 조세희 글 / 이성과힘 펴냄
디지로그 - 선언 편 / 이어령 글 / 생각의 나무 펴냄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 미셸 투르니에 글 / 민음사 펴냄
세계를 바꾼 연설과 선언 / 이종훈 엮어 옮김 / 서해문집 펴냄
쉽게 읽는 백범일지 / 김구 글 / 돌베개 펴냄
아름다운 우리 수필 / 이태동 엮음 / 문예출판사 펴냄
역사법정 / 함규진 글 / 포럼 펴냄
인간 간디 - 비폭력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 에크낫 이스워런 글 / 꿈꾸는돌 펴냄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 / 이경덕 글 / 사계절 펴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한비야 글 / 푸른숲 펴냄
천하의 중심을 꿈꾼 나라 중국 / 허용우 글 / 아이세움 펴냄
청소년을 위한 서양 음악사 / 이동활 글 / 두리미디어 펴냄
청소년을 위한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글 / 돋을새김 펴냄
틴틴경제 / 중앙일보 경제부 · 산업부 글 /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 이은희 글 / 살림 펴냄
한나 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 / 김선욱 글 / 자음과모음 펴냄
한 뙈기의 땅 / 엘리자베스 레어드 글 / 밝은세상 펴냄
글=김강진 객원기자 사진제공=한우리독서문화운동 |
2007-09-18 오후 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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