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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은 무슨 색이지?
어린이감정디자인전 2007 I design
사랑방 한 켠에서 소원쓰기에 몰두하는 아이들

기쁨 슬픔 사랑 분노 평안. 이러한 감정들을 색깔로 표현하면 어떤 빛깔로 빚어낼 수 있을까?

국내 최초로 어린이의 다양한 감정을 기반으로 건강한 정서를 일궈내는 감정디자인전시가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순수 국내 디자이너와 미술가, 어린이 교육 전문가와 출판계, 건축 연극 등 문화예술계가 함께 모여 다섯 가지 감정을 어린이를 위해 다채로운 문양과 형상으로 변주한다.

9월 9일까지 이어지는 어린이감정디자인전에서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발산하는지 배우고, 학부모들은 내 아이의 감정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이감정디자인전 2007 I design’은 기쁨 슬픔 사랑 분노 평안 등 다섯 빛깔 감정방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마음 속 현상을 디자인과 미술의 접목을 통해 시각화해 감정 치유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8월 16일 오후 2시 금호미술관이 시끌벅적하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무신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감정학교-화’ 워크숍이 열리기 때문이다.
고무신 선생님과 함께 하는 화 워크숍

핑크빛 패드에 아이들이 누워 고무신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각 상황에 대한 화를 동작으로 표출한다. 팔을 흔들고, 다리를 들고, 손도 번쩍 들고, 고함도 지른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워크숍에서는 우선 아이들이 경험한 감정을 직접 듣고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거친 나무토막과 사포로 메모꽂이를 만들면서 화를 다스리는 법을 나무를 매끈하게 하는 행위를 통해 배운다.

화가 날 때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 것을 고무신 선생님은 제안한다. 워크숍에 참가한 한별이는 장난감 방이나 장롱을, 지민이는 침대를, 시정이는 식탁 밑을 혼자만의 비밀 공간이라 고백한다.
전시회 기간 동안 세 가지 워크숍이 진행됐다. 고무신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감정 학교’, 아트 깸과 함께하는 감정치유 미술놀이 등에 이어 공연창작집단 뛰다와 함께하는 그림자 감정놀이 워크숍이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유치부 초등부가 오전 오후로 나눠 워크숍을 하는데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사람에 한해 참석이 가능하다.
미로의 형상을 딴 주제전시관

‘어린이감정디자인전 2007 I design’의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주제전시 ‘숨은 마음찾기’는 마음문의 열쇠를 손에 쥐고 미로 속에서 숨은 감정을 찾는 주제전시관이다. ‘숨은 마음찾기’는 참여작가 모두가 공동으로 미술과 디자인 체험을 할 수 있게 꾸몄다.
웃음방

기쁨의 감정은 웃음방에서 만날 수 있다. 노란색을 기조색으로 펼쳐진 웃음방은 그래픽 디자이너 이기섭, 건축가 강용상씨가 꾸몄다.

기쁨과 함께 아이들이 가장 쉽게 느끼는 감정인 슬픔은 갈색계열의 눈물방이 표현해낸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이경진 미미크라이 대표,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용이 영화감독, 설치미술가 유진영, 영상디자이너 이소영씨가 다양한 슬픔의 단면을 눈물방에 담아냈다.
눈물곰이 은구슬 눈물을 흘리는 눈물방

눈물방엔 커다랗고 하얀 눈물곰이 엎드려 있다. 옆구리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눈물곰의 마음을 알 수 있는 퍼포먼스 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눈물곰 앞에는 그가 떨구어낸 은색 눈물 구슬이 가득하다. 천정에 매달린 풍선을 끌어내려 다시 놓아주면서 슬픔을 이해해보는 눈물 퍼포먼스는 수시로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다.
불끈이와 각종 화나는 감정을 그린 그림들이 걸린 불끈방

진한 붉은 색으로 강렬하게 만들어진 불끈방은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는 분노, 화에 집중한다. 타이포그래피, 설치미술, 그래픽디자인 등으로 꾸며져 화려함과 동시에 억눌린 감정의 터뜨림을 느낄 수 있다. 불끈방에서 만난 유채영양(왕북초3)은 “그냥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다”며 친구와 함께 안내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공간에 푹 빠져들었다.
사람형상의 종이가 가득 매달린 사랑방

부드러운 핑크색이 떠도는 사랑방은 모든 감정의 치유와 나눔의 근원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이장섭, 인터랙션 디자이너 이효섭씨 형제가 감각적으로 디자인했다. 엄마의 품처럼 편안한 포옹방은 평안의 감정을 나타내기에 자연에 가까운 초록과 바이올렛으로 변신했다.
심장소리가 두근 두근 들리는 포옹방

여섯 살 태영군과 두 살 유진양을 데리고 전시 나들이에 나선 이은영(서울 성북구 돈암동)씨는 “아이들이 뭔가 만져 망가뜨릴까 걱정할 필요없이 같이 전시회에 오니 너무 좋다”며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기뻐했다. 태영군은 커다란 풍선들을 굴리며 “심장소리 같은 게 들려서 재밌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부 디자이너 방기호 유지현씨가 꾸민 포옹방은 엄마의 자궁을 형상화한 곳이다.

주말에는 각 감정방 디자이너와 아이들이 함께 만나는 시간도 마련된다.

휴식의 공간 내마음의 오아시스
이외에도 모든 감정을 체험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휴식방 ‘내 마음의 오아시스’는 전문가가 선정한 감정 치유 그림책 100선이 함께 한다. 바이올렛과 올리브그린으로 꾸며진 ‘내 마음의 오아시스’는 판지 스튜디오와 출판사들이 함께 공간 디자인에 나섰다.

저학년 친구들은 부모님과 함께, 고학년 친구들은 친구와 함께 감정 디자인의 세계로 탐험을 나서보자. www.idesignstoy.com
글=강지연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7-08-22 오후 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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