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이(서울 망원동ㆍ15)는 학교에서 돌아와 인터넷에 접속했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가 영 마음에 안 들기 때문이다. 보람이가 문자판에 친 글자는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 ‘호국보훈의 달’ 글짓기 숙제를 내줬는데 왜 이런 것을 해야 하나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학교에서 들어봤고, 어떤 의미인지는 대략 알 것 같은데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보람이 같은 아이들에게 ‘호국보훈의 달’은 글짓기나 포스터처럼 귀찮은 숙제를 만들어 내는 달일 것이다.
6월이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된 것은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날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날은 6월 25일. 민족 분단의 이유가 된 ‘한국전쟁’ 시작일이다. 이날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북한과 단절되어 있다.
또 하나는 6월 민주화운동의 기념일인 6월 10일이다.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만 역사적으로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 조금은 진지하게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겨 보는 것이 좋은 때다. 어린이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
□ 꽃 한 송이 놓고 가요~
‘보훈의 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국립서울현충원(02-815-0625)과 국립대전현충원(042-822-0026)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묘비에 꽃 한 송이라도 바치는 것은 어떨까.
국립서울현충원에 갈 때는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예약하는 편이 좋다. 15인 이상 단체일 경우, 현충선양관에서 상영하는 ‘우리들의 전쟁’, ‘50년만의 편지’ 등과 같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때문이다. 또 양쪽 국립현충원의 경우 수시로 청소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니 참여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지난달부터 ‘하늘나라로 보내는 꽃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6월 10일까지 우체국쇼핑(mall.epost.kr)과 함께 하는 현충일 1000송이 헌화 운동을 펼치는 것. 하늘나라로 보내는 꽃은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는 호국영령들의 묘소에 현충일 또는 고인의 기일에 맞춰 헌화해 주는 서비스이다.
□ 각 시설 및 단체 보훈 행사 참여해요
국가에서는 국가보훈처(www.mpva.go.kr)를 두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또 각 지역 보훈청과 보훈 민간단체에서도 지정 현충시설 탐방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서울 전쟁기념관(warmemo.co.kr))에서도 호국보훈의 달 행사가 한창이다. 6월 6일과 25일 무료개방하기로 정한 전쟁기념관에서는 함정, 항공기, 전차, 장갑차 등의 내부를 공개, 관람객들이 이들 전시물에 직접 들어가 앉아보고 만져볼 수 있게 했다.
군부대가 많이 있는 강원도 화천군의 경우 ‘비목문화제(www.bimok.com)’를 6월 6일~10일 시행, 추모공연과 참전용사 초청 강연회, 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또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는 6월 8일~14일까지 ‘나라사랑 태극기 선양행사’를 연다. 태극기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평소 제대로 몰랐던 우리 국기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자.
□ 인터넷 공연 도서 등으로 다양하게~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이용해볼까 민족의 아픔을 알았다면 과거와 현재의 북한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통일부 북한자료센터(unibook.unikorea.go.kr)에서는 북한 교과서와 일반도서는 물론 영화도 열람할 수 있다. 학생증을 가지고 방문해보자.
6.10민주화운동이 궁금해? 610은 아직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대표적인 민중 민주화운동이다. 6월항쟁인터넷기념관(www.610.or.kr)을 통해 자세한 내용과 사진 등을 열람할 수 있다. 또한 큰들문화예술센터는 6월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공연 ‘6월, 꽃은 피었습니다’를 전국 순회공연하고 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onekoreaar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