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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가정에서 태어났을까.”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이다. ‘나’는 어떻게 인연이 되어 내 부모 밑에서 태어날 수 있었을까. 생각할수록 참 신기한 일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가족은 고민의 대상이기도 하다. 가까운 상대일수록 상처를 주고받기 쉬운 법. 나름대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자매에게도 잘해주자고 다짐하면서도 늘 그러지 못해 후회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왔다.
□ 가장 친한 가족 ''엄마''
청소년들이 아침에 눈을 떠 가장 먼저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늦잠이라도 자려면 깨워서 학교 보내고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엄마. 요즘은 맞벌이부모가 늘어났다지만 청소년들에게 가장 가까운 식구는 그래도 엄마다.
‘엄마’와는 자주 마주치기에 비교적 갈등이 심하지 않다. 그러나 서로 성격이 맞지 않을 경우 사사건건 부딪칠 가능성도 크다. 엄마와 갈등이 생겼을 때는 박영임 상담원(청소년사이버상담원)의 조언처럼 한 번 해보자.
“엄마가 어떤 부분을 마음에 안 들어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요. 방청소를 예로 들면, 옷을 잘 안 걸어서 엄마가 잔소리를 하는지, 책을 다 꽂아야 엄마가 깨끗하다고 하시는지 등을 잘 살펴보는 거죠. 그런 다음, 친구들이 엄마에게 자신이 노력 한 부분을 이야기해 봐요. 화가 날 때까지 참다 소리지르지 말고 ‘내가 어떤 부분을 이렇게 해보았는데 엄마는 어떠시냐,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 치웠는데 엄마보시기에 아직 모자른지 걱정이 된다’고요. 엄마와는 흥분하지 말고 차근차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아빠랑 잘 지내고 싶어요.
“제 주위에 아빠랑 잘 지내는 애들이 별로 없어요. 생각해보니 저도 아빠랑 제대로 이야기한 때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나요.”
소영(서울보성여고 1)이에게 아빠는 거의 ‘잊혀져버린 존재’다. 어린 시절 회전목마 추억 같은 것은 이미 까마득하다. 주중에는 아빠가 바빠서, 주말에는 자녀가 시간이 없어서 엇갈리기 일쑤다.
청소년과 아빠의 문제는 사실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기 아이들도 말수가 줄고, 아빠도 말이 없어서 아예 대화가 단절되어 있기 때문. 이렇게 놓아두면 청소년과 아빠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점점 더 높아갈 뿐이다. 한 번 충돌이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다.
아빠와는 우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서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사찰의 자비명상 프로그램이나 놀이치료,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권할만하다.
하지만 단절의 정도가 심하다면 전문 가족상담실을 찾는 것도 좋다. 해결의 실마리를 우선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서로 대화가 없다고 할지라도 청소년들과 아빠는 서로 사랑으로 이어져 있고, 믿을 수 있는 관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 형제ㆍ자매와의 관계도 생각해 보아요
“내 동생은 방청소를 절대 안 해요. 얄미워죽겠어요.”, “부모님이 오빠만 좋아해요.”
형제자매처럼 또래상담에 유리한 상대는 없다. 서로 관심사가 비슷해서 부모님보다 오히려 말이 잘 통할 때가 많다.
그러나 사소한 문제로 시비가 붙으면 무섭게 싸우게 되는 것이 형제자매. 사람들이 비교해대는 통에 괜히 경쟁관계가 되기도 한다. 또 똑같은 잘못을 해도 친구는 용서가 되지만 형제자매에게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기 힘들다.
서울청소년종합상담실 소수연 교육연구팀장은 “형제자매간 갈등은 자연스러우며 갈등을 통해 서로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한다”며 “표현방식만 조심하면 된다. 습관적으로 툭툭 건드리거나 시비조로 이야기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 할아버지할머니도 소중한 가족이랍니다
요즘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청소년들이 드물다. 명절 때 겨우 찾아뵙는 정도. 조부모가 청소년들에게 갖는 느낌은 그저 사랑스러운 손자손녀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익숙지 않은 청소년들은 그 사랑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부모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조부모 성함 알아내기부터. 의외로 조부모의 함자를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다. 이왕이면 한자까지 알아두는 편이 좋다. 찾아뵈었을 때, 한자로 멋지게 조부모님 성함을 써서 보여드리면 어떤 선물보다 기뻐하실 것이다.
그러고 나서 안부전화를 드리자. 자주 찾아가는 것은 힘들지만 전화 한 통화쯤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조은경 선임상담원은 “사람의 관계는 지속적인 유대관계가 있어야 친밀감이 형성될 수 있다”면서 “조부모와의 관계는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 가족 간의 동질성 찾기에 함께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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