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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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고산 스님(하동 쌍계사 조실)
욕심 허물면 마음 편하고 웃음꽃 필 것
고산 스님은 착하게 살 것을 강조했다

하늘에서 하늘거리며 내리는 눈도 축하의 기운을 담뿍 머금었다. 1월 21일 하동 쌍계사 대웅전 앞은 흥겨운 잔치 분위기로 들썩였다. 쌍계사 대웅전 준공식, 전강식 건당식, 조실 고산 스님 생신잔치까지 열렸기 때문이다.

대웅전에서 열린 쌍계사 대웅전 준공식에서 고산 스님은 “우리 몸이 닿는 곳마다 발 가는 곳마다 다 안락국토 극락세계”임을 강조하셨다.

스님은 또 “항상 마음을 활짝 열어서 바라보면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극락국토고 부처님의 국토 아닌 곳이 없다”며 “천년고찰 하동 쌍계사에 오신 불자님들이 한마음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대웅전 준공식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고산 스님(가운데)

“중생은 욕심의 장벽에 가로막혀 극락세계나 천당세계가 보이지 않고 항상 괴로운 일에 허덕이게 됩니다. 한마음으로 밝혀주세요. 앞으로는 직장에 가든지 집에 있든지 내 마음이 편안할 때는 모든 일이 다 잘 되고 항상 웃음의 꽃이 필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불만만 가지고 산다면 일생동안 허덕이다가 끝나게 될 것입니다.”

고산 스님의 차분한 법문에 사부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귀를 기울였다. 대설주의보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일 것을 예상했던 쌍계사 앞마당은 축복처럼 내리는 눈발만이 가끔 흩날릴 뿐 날씨도 개고 햇빛도 나는 등 맑았다. 날씨마저도 부처님의 가피요, 스님의 법력만 같았다.

“한마음 깨닫고 보면 원만성불도입니다. 지극하게 태양을 보세요. 하늘의 태양이 무슨 사심이 있습니까? 가난한 집도 부잣집도 미운 사람도 고운 사람도 비추고 한결같이 차별 없이 비춥니다. 부처님의 자비함이 일체 중생에게 차별 없이 서로 평등하게 항상 빛으로 비추고 있습니다. 그 봄소식을 보세요. 봄소식을 본다면 고운 사람에게는 전하고 미운 사람에게는 전하지 않는 일이 있습니까. 미운 사람에게도 봄소식은 전하고, 이쁜 사람에게도, 음지에도, 양지에도 봄소식은 전합니다. 이 불보살의 자비광명의 특성은 일체 모든 중생들이 다 편하고 행복하게 살수록 더 자비광명의 빛이 늘어납니다.”

불자들에게 성불하는 길을 끊임없이 강조하던 스님은 이런 점을 감안해서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거듭 불자들에게 주지시켰다. 항상 착한 마음으로 공심대로 살면서 자기양심을 등한시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행복하고 원만성불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전강의 의미에 대해 설하고 있는 고산 스님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일천만 고해 속에서 세세생생 육도윤회를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항상 그와 같은 점을 잘 감안해서 우리 불자님들은 법당이 호화찬란하게 지어진 법회를 보기에 앞서서 자기 법당을 한 번 보세요. 혹시 눈곱이나 끼지 않았는지, 혹시 내가 옷을 단정히 입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말입니다. 자기 법당을 챙기지 않고 밖에 있는 법당만 살핀다면 그 사람은 절대로 안됩니다. 자기 인법당을 잘 살필 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억!”

법문을 마친 스님이 대중을 향해 날린 할은 쌍계사 대웅전을 쩌렁 쩌렁 울리며 미망에 젖어있는 불자들을 일깨웠다.

대웅전에서 준공식 행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고산 스님은 대웅전 건너편 팔영루에 발걸음을 옮겼다. 대웅전에 모여있던 신도들도 부리나케 스님을 쫓아 팔영루로 자리를 옮겼다. 쌍계사 강원 중강 월호 스님에게 전강식을 하면서 11명의 건당을 인정하는 건당식이 함께 열리는 자리였다. 쌍계사 경내를 가득 매운 신도들은 스님 발끝이라도 보려고 모여 고산 스님 그림자라도 비치면 바로 반배를 하느라 부산했다.

이어 팔영루에서 이어진 월호 스님에게 법을 전하는 전강식. 전강식과 함께 고산 스님의 제자로 출가한 것은 아니지만 스님과의 여러 인연으로 고산 스님에게 건당하는 스님들의 건당식도 열렸다.

호가 적혀있는 종이를 월호 스님에게 전달하는 고산 스님

“만약에 현재 부처님 경전을 알고자 한다면 자기 마음을 맑히기를 저 허공과 같이 맑히라 했습니다. 이 세상에 제일 깨끗한 것은 공입니다. 비교할 수 없는 극청정입니다. 저 허공은 완전히 청정이에요. 이 마음을 어떻게 맑히느냐, 이 마음을 어떻게 닦느냐. 계속 욕심을 앞세워서 탐진치 삼독에 헤매지 말고 한 생각 쉬어라 이겁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경전을 알고자 한다면 마음을 허공처럼 비우라 한 겁니다. 일체망상이나 모든 잡생각을 다 멀리 여의는 것이 바로 성불한 사람의 경계입니다. 그와 같이 우리들은 항상 수행자나 세상에 사는 모든 중생들이 한 생각 생기는 것을 뒤로 해서 공심대로 행해나간다면 이 사바세계가 극락국토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이 가섭존자에게 법을 전하고 가섭존자는 다시 아난존자에게 전하고 그것이 달마조사로 이어졌습니다. 다시 달마조사는 중국으로 건너와서 초조가 돼서 이조 혜가, 삼조 승찬, 사조 도신, 오조 홍인, 육조 혜능대사에게 법을 전했습니다.”

부처님의 혜명이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연 고산 스님은 “월호 수좌에게 전강하는 것이 나의 세 번째 전강”이라며 “월호 스님은 동국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강원에서 강의도 하고 앞으로 모르는 것 수시로 묻고 가르쳐주고 후배를 가르칠 자격이 있기에 전강식을 해주려는 것”이라고 월호 스님을 아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쌍계사 다회 회원들이 고산 스님에게 차를 올리고 생신 축하 절을 하고 있다

전강식에서 월호 스님은 ‘자응당’이라는 호를 고산 스님으로부터 받았다. 전강식과 함께 열린 건당식에서는 두진 스님 등 모두 11명의 스님이 스님에게 호를 받으며 제자로 인정받았다.

오전 동안 줄기차게 진행된 행사의 마무리는 모든 의식이 끝나고 고산 스님의 일흔 네 번째 생신상을 마주하고부터다. 고산 스님은 제자들과 함께 생일상을 받고는 매우 흥겨워하셨다. 케이크에 꽂힌 74개의 촛불도 불어 끄고 케이크 커팅도 하는 등 제자 신도들과 함께 서로 덕담을 나누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생신축하 떡을 절단하는 고산 스님


고산 스님은
1932년 울주에서 태어나 46년 출가한 스님은 강사, 율사, 선사, 법사로 쌍계사, 석왕사, 혜원정사, 연화사 등을 오가며 대중 교화의 한 길을 걷고 있다.
동산 스님을 계사로 48년 사미계, 56년 비구계를 수지하고 61년에 직지사 강원 대교과를 수료했다. 이후 전국의 제방선원에서 안거를 성만하고 조계사, 은해사, 쌍계사 주지와 조계종 호계원장,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고산 스님은 <대승기신론 강의본><사람이 사람에게 가는 길><선 깨달음의 길>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부처님 말씀을 순 우리말로 노래한 시집 <마음이 곧 부처다>를 칠순을 기념해 출간하기도 했다.
하동/글ㆍ사진=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7-02-06 오전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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