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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도 그러했다. 늘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받아들이는 것, 의연함을 배우는 것이 삶이라고. 또다시 새해를 맞이한다. 새로운 것은 늘 설레임과 함께 막연한 불안도 동반한다.
지난한해 불교계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다. 어떤 때는 간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떠나갔고 그리고 서서히 잊혀졌다. 그 자리는 다시 새로운 인연들로 채워졌다.
이웃 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왜 우리는 떠나가는 사람에 대해 안타까워하지 않고 간절히 붙잡지도 않는 것일까.
누구의 잘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이런 불교계의 현실이 나는 참 가슴이 아프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불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말의 의미를 우리는 진정으로 아는 것일까. 진정으로 실천하고 사는 것일까.
먼저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모두 부처가 될 존엄한 존재들인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내 옆에 앉아있는 동료와 도반이 얼마나 빛나는 보물인지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순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엷어진다.
올 한해 불교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첫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인재를 키우는 일에 전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것이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이익이 큰 투자이며 불교의 희망인 것을 절절히 깨닫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둘째, 이제 사찰도 불자들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불자들에게 진정으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요구를 분석하여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또한 사찰이 지역주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웃과 사회와 함께 하는 생활불교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불자들도 자존감을 가지고 불교를 바르게 믿고 실천하며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 불교의 희망은 사람이다.
사람만이 희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