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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한국 불교를 현대화시켜 한국인의 삶에 다시 뿌리내려보겠다는 서원을 세운 분이 한마음선원의 대행 스님이다. 사찰 건립이나 불상 제작 등이 불사의 전부인 줄 알던 시절에 그 분은 선각자처럼 기도사찰 대신 수행선원만으로 불교를 새롭게 쓰기 시작하여 전국의 지식인들을 불문으로 인도하더니 급기야 문화 포교 사업으로 눈을 돌리어 현대불교 신문을 창간하셨다. 현대불교는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불교계 최초로 인터넷 신문도 선보이고 진보와 보수의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의 길을 천명하는 언론의 정도를 보여주면서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 안타깝게도 그 분의 노환으로 한마음 선원이 위축되면서 현대불교의 적자운영을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폐간이라는 극약 처방이 과연 최선의 길인지는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중병으로 신음하는 환자가 더 이상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할 때 그 환자를 죽이는 것이 최선일까? 부처님이 오늘 계신다면 아니 대행 스님이 건강하시다면 과연 어떤 대답을 내놓으실까?
정 살릴 수 없다면 폐간 결정을 선선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현대불교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살려내는 것이 부처님의 대자대비 가르침이다. 병원에서 안락사를 시키는 것도 필요할 경우가 있다. 그것은 본인이 동의하고 모든 가족, 그리고 의사가 동의하여야 성립한다. 그것도 적합한 시기를 신중하게 선정하여야 한다. 현대불교 폐간은 과연 그러한 절차를 성실하게 밟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현대불교 직원들은 올 6월부터 방만하게 운영되던 회사 구조를 긴축하여 적자폭을 대폭 줄여나가고 며칠 전에는 자진 노조 해산을 하고 임금 삭감 결의를 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마음 선원이 적자 경영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면 그동안의 위상에 걸맞는 유연하고 여법한 모습으로 현대불교 폐간을 잠시 연기하고 경영 주체의 이관 기회를 몇 달이라도 말미를 주면 불교계에 참신한 귀감이 될 것이다.
현대불교와 같은 불교신문을 불교계가 새로이 만들려면 엄청난 재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현대불교를 유지하는 것은 조금만 힘을 모으면 가능할 것 같다. 한사람의 재력가보다는 한달 만원 회비를 내는 불자 주주들을 5000명만 모으면 적자의 공백을 메울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1500명 서명자들이 선두에 서서 현대불교를 살리는 데 앞장서고 비상대책위는 그동안 매월 얼마나 적자였는지 인터넷에 공개하여 불자들의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송금구좌를 개설하고 매일 회원 가입과 입금 현황을 보고하여 불자들의 참여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신문은 사회적 목탁이다.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거나 여론을 호도하였다면 매우 유해할 수 있으므로 하루도 폐간을 늦추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러나 유익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 한다. 현대불교를 살리는 것은 한국 불교의 현대화를 위하여서도 필요하고 한국 불교가 함께 해결해야 될 책임이기도 하다.
사부대중들은 모두 회원으로 동참하여 죽어가는 현대불교를 살려내자.
한국불교의 저력을 결집하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