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1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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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원들과 70대 어르신들의 '가교'
[일터가도량]광진노인종합복지관 이호걸 부장
한 조직을 책임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하루 종일 누군가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광진노인종합복지관 이호걸(43) 부장의 하루는 업무를 조정하고, 직원들의 정서를 살피고, 복지관을 찾아 온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덜어드리는 일로 채워진다. 말이 그렇지 사람 눈치(?) 보는 일처럼 힘든 일도 없다.
어떤 조직이든 일을 하다보면 서로가 불만을 갖기 마련이다. 이럴 때 이 부장은 무엇을 강압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결코 없다. 명쾌하지는 않지만 물 흐르듯이 순리대로 맡겨두고 해결하는 것이 이 부장의 방식이다. 그래서 이따금은 오해도 받지만 어떤 문제든 직원들끼리 서로 논의해서 해결하도록 한다.
한 어르신의 손을 잡고 대화를 하고 있는 이호걸 부장(오른쪽)

어르신들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따금씩 시설을 이용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어르신들이 있지만 그럴 때면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복지관 사정을 잘 아는 어르신에게 불만 있는 어르신들을 설득하도록 도움을 청한다. 이렇게 하다보니 이제는 직원들이나 어르신들이 한 가족처럼 느껴진다.
조계종 복지재단에서 7년 간 근무하다 2003년 광진노인복지관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복지관이 막 개관한 때라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때 관장인 화평 스님이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이 나란히 서서 어르신들께 인사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고, 이 부장은 매주 화요일 오전에 직원들과 함께 생활한복을 입고 복지관 입구에 서서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어르신들이 반갑게 대해주었고, 그러면서 복지관 내에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린 날에는 법회도 가졌다. 직원 모두가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제는 일주일
30대 초중반의 직원들, 평균 70세의 복지관 어르신들. 세대차이로 갈등이 있을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챙겨준다. 그래서 먼 곳에서도 광진노인복지관을 오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죠. 어르신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보람이 느껴져요. 우리는 모두 행복공동체가 아닌가요?”
이 부장은 복지관이 행복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심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늘 이 점을 강조한다.
이 부장은 지난해부터 영화사 불교대학에 나간다.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강의에는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빠지지 않는다. 늘 해왔던 공부지만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는 것이다.
광진노인복지관의 슬로건은 ‘배우는 즐거움, 나누는 기쁨, 행복한 어르신’이다. 이 부장의 하루는 이 슬로건대로 나누고 배우고 행복한 복지관을 만들기 위한 땀으로 채워지고 있다.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2006-12-01 오후 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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