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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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불식ㆍ염불로 '간절한 마음' 지켜
[일터가도량] 전병롱 위강원한의원 원장
오후 4~5시 사이로 6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침을 놓았다. 하루 평균 40~50명 정도를 진료하는 고된 하루. 그렇게 27년을 살아왔지만 단 하루도 고단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소화기 계통으로는 서울에서 꽤 유명하다는 종로 효제동에 위치한 위강원한의원 전병롱(55) 원장. 그 비결은 수행과 일을 따로 여기지 않는 ‘마음’에 있다.
진료를 하고 있는 전병롱 원장

전 원장의 진료나 상담은 거의 ‘법문’ 수준이다. 진료를 받으러 온 40대 후반의 한 여성에게 전 원장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욕심을 버리고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공덕은 지은 만큼 돌아오는 거예요. 몸이 편하려면 자신을 다스려야 합니다.” 전 원장의 상담은 단순한 ‘치료용’이 아니다. 자신의 생활이 꼭 그대로다. 전 원장의 하루가 그것을 말해 준다. 전 원장은 매일 새벽 2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일어나서는 몸을 깨끗이 씻고 새벽예불을 올린 뒤 108배를 하고 염불을 한다. 이렇게 하는데 만도 3~4시간. 아침을 먹고 나서 한의원에 출근하는 시간은 8시. 한의원에 와서 곧장 향하는 곳은 휴식공간에 마련돼 있는 불단. 여기에서 간단히 예불을 올린 뒤 오후 6시30분까지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저녁예불을 올리고 하루를 참회한 뒤 경전을 읽고 9~10시 사이에 잠자리에 든다. 이런 일상 가운데에서 또 하나 빠뜨리지 않는 것은 ‘오후불식’. 전 원장은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아침과 오전에 간단한 간식을 제외하고는 오후부터 일체의 음식물을 먹지 않는다. 오후불식을 해 온지는 벌써 10년이나 된다. 게다가 오계를 철저히 지킨다. 거의 출가자 수준이다.
수행자다운 삶을 사는 전 원장이지만 안타까운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시원하게 낫게 해 줄 수 없는 환자를 대할 때가 그렇다. 전 원장은 업으로부터 병이 온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업이 두터워 병을 쉽게 치료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심성을 다스릴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그 치료법을 곧이곧대로 따르는 환자들은 별로 없다. 약도 따지고 보면 마음이 정화돼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60년대에 개원한 위강원한의원은 20평 규모로 아담하다. 이곳은 전 원장에게는 아버지의 대를 이은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불단을 모셔놓은 도량이기도 하다. 가회동 5층짜리 자택에는 법당이 들어서 있고, 이따금씩 전 원장과 인연있는 스님들이 지방에서 올라와 며칠씩 기거하기도 한다. 조계종 종정을 역임했던 서암 스님 아래서 공부했고, 청화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불교공부에 매진했던 전 원장. 전 원장은 때가 되면 자신의 법당을 개방해 수행도량으로 가꿔나갈 생각이다.
오랫동안 수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생활인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하자 전 원장은 “그럴만큼 수행이 되지 못했다”고 겸손해 하면서 “제 경우에는 수행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부처님 법을 간절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이의 마음이 편안해진다. 전 원장의 일터는 그렇게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해주는 도량 같은 기운이 감돈다.(02)762-7770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2006-11-22 오후 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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