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경전을 다 읽는다는 것은, 그것도 원전으로 본다는 것은 그저 상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마당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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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야’는 빨리어로 ‘아함’을 뜻하는 말로, 부처님 말씀을 모아놓은 경장이다. 다시 말해 니까야는 초기불교 경전 모두를 포함한 것으로 <디까니까야> <맛지마니까야> <쌍윷다니까야> <앙굿따라니까야> <굿따까니까야> 등 경 내용의 길고 짧음에 따라 5부로 구성돼 있다.
12월 7일 오후 7시 입재를 시작으로 4주간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2007년 1월부터 7년 동안 계속되는 ‘니까야 독송회 신행결사’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4주간의 오리엔테이션은 이번 신행결사의 지도법사를 맡은 전재성 박사(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와 이미령씨(동국역경원 역경위원), 그리고 김재일 회장이 ‘니까야란 무엇인가’ ‘니까야를 독송해야 하는 이유’ 등을 주제로 열린다.
2007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독송은 이미령 역경위원이 맡게 되며, 매주 독송시간 말미에 간단한 질의응답과 단어설명 시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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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불자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도 5명 이상으로 독송 신행결사 팀을 구성하면, 교재를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지도도 해 줄 방침이다. 첫 독송은 전재성 박사의 12권짜리 번역서 <쌍윷다니까야>로 시작되며, 나머지 교재는 추후 결정된다.
이번 니까야 독송 신행결사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우선 원전강의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으로 그것도 7년에 걸쳐 경전 전체를 모두 읽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불사다.
또한 한글 니까야는 현대적 감각의 언어로 번역돼 있어 젊은층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불자들로 하여금 경전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잘못 이해돼 온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으로 동산반야회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불자들이 접하는 경전의 경우 중국을 거쳐 우리말로 두 번 번역되면서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거나 잘못 이해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김재일 회장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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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이라는 단어의 경우 한자에서 주는 어감은 쉽게 접근하지 못할 부처님으로 인식되나, 원전에서는 형제ㆍ자매와 같은 친근한 의미로 묘사돼 있어 부처님 당시 미륵의 의미가 대중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의 경우는 중국의 번역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공(空)은 빨리어로 ‘수냐타’이며 ‘크고 작은 것을 부정하고, 깨끗하고 더러운 것을 부정하고, 생사를 부정하는 의미이지만, 불자들은 공의 의미를 매우 난해하게 여기고 있다.
따라서 원전을 읽어나가다 보면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매우 어렵게 여겨왔던 단어와 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동산반야회는 강조했다.
원전 강독이 주는 이점도 적지 않다. 5부 니까야는 모두 대화체로 구성돼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 대화체이다보니 부처님 말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한글경전보다 쉽게 와 닿는다.
그리고 해외여행과 해외 성지순례가 보편화된 상태에서 인도의 각 지명을 원어로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석가 시대 마가다왕국의 수도였던 ‘왕사성’의 경우 원어로는 ‘라지기르’인데, 원어명을 알고 여행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김재일 회장은 “결사라는 표현을 쓴 것은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 일이니만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자는 뜻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많은 불자들이 동참해 부처님 말씀을 원전으로 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