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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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동호회 적극 활용하세요"
생활 속 수행, 지도자들에게 묻다(하)
▶경전 한 줄이라도 매일 읽자
스승과 도반의 중요성은 새삼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경전공부다. 수행지도자 대부분은 “이론적인 토대없는 수행은 어떤 것이든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특히 혜거 스님(금강선원장)은 “자신의 공부를 점검하는 가장 확실하고 좋은 방법은 경전이며, 교리공부는 불자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견을 세우는 것이 수행의 기초임을 감안할 때 경전에 대한 이해는 더더욱 필수적이다. 경전을 공부하지 않고는 교리를 이해하기 어렵고, 교리이해 없이 정견을 세울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전공부는 불교대학에서 하는 것도 좋고, 일상에서는 약간의 분량을 정해놓고 공부해나가는 것이 부담이 없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이면 조금씩이라도 매일, 또는 정기적으로 경전을 보는 것이다. 그래야만 경전이 손에 익으면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하루를 설계하고 돌아보자
법인 스님(공덕사 주지)은 “수행은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일이기 때문에 생활에 휘둘리느냐, 아니면 생활을 리드하느냐는 성패를 가늠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생활 속에서 마음을 집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새벽이나 아침, 또는 저녁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마음을 차분히 모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새벽정근은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새벽정근은 게으름을 쫓을 수 있고 신심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또는 잠자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참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참회를 한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게 됨을 의미한다.
대효 스님(원명선원장)은 “이렇게 훈련된 불자들은 생활을 하면서 인관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어떤 문제에 대해 흥분하는 경향이 현저히 적다”며 수행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간 정해서 집중수행을
아무리 결심이 굳건하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일상에서의 수행은 나태해지기 쉽다. 이런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집중수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입시생 자녀가 있는 불자의 경우 입시 100일 전에 입재해 입시 당일 날 회향하는 방식이나, 또는 안거에 맞춰 일정기간 집중수행을 하거나, 관음ㆍ지장재일 등 특정한 날을 정해놓고 하는 것도 좋다. 휴가 때나 매월, 또는 매주 일정한 날(기간)을 정해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전통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은 “이렇게 특정한 계기를 만들어 일정을 정해놓고 하면 분위기도 새롭게 하고 수행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생활에서의 집중수행은 평소 때보다 수행시간을 다소 늘린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강박관념을 갖게 되면 오히려 독이 되기 쉽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정목 스님(정토원장)의 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도반들과 함께 탁마하자
학창시절 도서관에 가서 공부한 기억을 떠올려보자. 집에서 먼 곳이라도 새벽같이 달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옆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시험 정보도 얻고….
‘도반이 스승’이라는 말이 있다. 수행을 혼자 해나가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도반은 훌륭한 스승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요즘에는 사찰이나 인터넷에서 각종 수행 동호회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모임에 참여해 수행하면 여러 가지 정보도 얻을 수 있고 활력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반들로부터 자극을 받게 되고 발심을 되새기는 계기도 된다.
청견 스님(법왕정사 주지)은 “도반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신이 개선해야 할 점도 알게 되고, 자기가 하지 못한 도반의 체험을 공유하면 좋은 공부도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기 ‘금지선’을 정하자
“수행은 자기단련과정입니다. 나는 이 선을 넘지 않겠다고 하는 항목을 한두 가지 정해 실천하는 것이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혜거 스님(금강선원장)은 스스로 직접 해보고, 또 불자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방편이라며 ‘자기금지선’을 정할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이틀 이상 경전을 보지 않는 일은 없도록 한다’거나 ‘좌선할 때 졸지 않는다’거나 ‘하루 6시간 이상 자지 않는다’는 등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반드시 이것만은 꼭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다.
물론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금지선을 정해놓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우선은 한두 가지 정도에서 출발해 차츰 금지선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자신에게 냉정해야만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자신에게 관대해서는 수행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법인 스님(공덕사 주지)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잘 분석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불자들이 많다”며 “자신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수행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씀 주신 분들
대효 스님(제주 원명선원장) 법현 스님(임제선원장) 혜거 스님(금강선원장) 효란 스님(오봉사 주지) 정목 스님(정토원장) 청견 스님(법왕정사 주지) 덕산 스님(혜은사 주지) 법인 스님(공덕사 주지) 김열권(위빠사나 지도법사) 김경호(전통사경연구회장)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2006-11-16 오전 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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