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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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둘러싼 잡음, 대중공의 가치 좀먹어"
[수진 스님 특별기고]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보고
"출가정신ㆍ율장정신으로 돌아가 '선거법' 보완해야"
제14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회오리바람처럼 지나갔다. 종단 정치로부터 먼 곳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가 왜 ‘회오리바람처럼’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가?
이번 선거와 관련된 이런저런 소리들을 어쩔 수 없이 들을 수밖에 없었고 들은 소리들이 모두 종단의 앞날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했기 때문이다. 선거과정을 말로만 전해 들었지만, 마치 회오리바람이 들판을 휩쓸고 가듯 선거가 그렇게 치러졌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선거와 돈, 세간의 선거든 출세간의 선거든 돈의 개입에 따른 부작용은 다를 바가 없는 듯 하다. 세간의 선거에서는 금품을 주고받으면 50배의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한 법적인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나 출세간의 선거에서는 금품과 관련한 제도를 말하는 것조차 부끄럽다.
승가의 선거에서 돈이 오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승가를 비승가로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관련 법규가 없는 것도 아닌데 공공연히 금품 살포를 둘러싼 말들이 나오고 세간으로까지 흘러 나간다. “출마자가 돈 쓰는 것은 선거의 기본이고 얼마를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자신의 의사 표시를 위해 투표권이 있는 스님들을 만나고 기본적인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정황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과 규모가 경쟁적으로 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는 승가의 재원이 분배(?)되는 계기도 된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고 한다. 선거를 통해 ‘가진 스님’의 ‘가진 것’이 그렇지 못한 스님들에게 분배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이 논리는 승가의 의식이 이렇게까지 땅에 떨어졌는가 하는 우려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돈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선거가 승가의 기강과 권위를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종회의원이건 교구본사주지건 혹은 총무원장이건, 선출직의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자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한 표를 부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찾아간 투표권자가 조카상좌라거나 강원이나 선원의 후배가 되는 경우라면 어떻겠는가? 부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문중의 어른이나 선배로서의 권위를 지킬 수 있겠는가? 표와 권위를 바꾸는 것을 선거판의 일시적 상황논리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거가 종단을 망친다.” 이번 제14대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이 말이 종단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선거에 입후보한 스님도, 그 은사스님이나 상좌스님도, 한 표의 ‘힘’을 가지고 여러 유권자를 만난 스님도 이를 지켜보는 재가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이 말을 했다는 것이다.
종단의 구성원 모두가 선거에 대해 상당한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오늘날 조계종의 선거는 1994년 개혁종단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 이전의 종권이 매우 불안하고 한 사람의 힘에 의해 종단이 사회의 변화를 외면하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데 대한 자성으로부터 개혁의 불길이 솟구쳤었다. 엄청난 시련을 겪으며 종단은 환골탈태하여 많은 부분에서 민주적인 틀을 갖추었다. 그 과정에서 불교전통의 의견 수렴 방법, 즉 대중공의 전통을 통해 주요 직책 맡을 스님을 선거를 통해 선출하도록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간 선거가 치러져 오는 양상을 지켜 보건대, 시간이 지날수록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대중공의’라는 아름다운 전통의 가치를 좀먹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출가정신의 퇴색이 수행의지를 갉아 먹듯 개혁불사의 정신이 사라지고 현실적인 욕망이 더 큰 자리를 차지한 탓에 ‘대중공의’가 세간의 선거를 능가하는 타락상으로 변한 것이다.
선거법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입적한 법장 스님이 총무원장 재임동안 선거법을 고쳐 승가의 권위와 질서를 회복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었다.
그 노력에 중앙종회의원 대다수가 동참했고 교구본사 주지를 비롯한 많은 승가 구성원들이 지지했었다. 그러나 종헌종법의 개정을 둘러싼 ‘실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들었다.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이런저런 실리와 명분 간의 계산이 오고갔던 탓이리라.
수진 스님
출가자에게는 한 시도 떠나서는 안 될 곳, 잘못됐다 싶을 때 빨리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 선거와 관련된 오늘날의 불합리한 현실에서 승가 구성원 모두가 돌아가야 할 곳 또한 그곳이다. 어디일까? ‘출가정신’ ‘율장정신’ 바로 그곳이다.
그곳으로 돌아가 개혁불사의 취지와 현재 종헌 종법의 입법 취지를 다시 한번 돌이켜 봐야 한다. 그간의 시행을 경험으로 과감하고 합리적으로 법을 고치고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세속화 일로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승단을 진정한 출세간의 자리로 돌려놓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 세간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출세간은 그 존립의 의미마저 없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포교현장에서 매일같이 느낀다.
내 곁에는 불보살님보다 더 어려운 중생이 있다는 것을.
수진 스님 | 부산 해인정사 주지
2006-11-04 오전 11:22:00
 
한마디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글입니다
(2007-06-13 오후 3:41:55)
57
수진 스님은 아직도 94년의 몽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불교에 있어서 개혁과 민주화가 무엇이고, 율장성신과 출가 정신이 무엇인지 ? 또 대중공의의 전통이 무엇인지를 찾아 보고 참회하는 날, 잡음은 없어질것이다.
(2006-11-07 오전 9:08:14)
149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스님들께서 이 글을 한번씩 읽어보셔야 할 것입니다.
(2006-11-06 오후 4:27:42)
157
가난한 절을 만드세요. 동양 최대니 세계최대니 하는 불사를 하지 마세요. 이러한 것은 물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고, 이세상 모든것이 불심아닌게 어디있는가. 불사를 크게하여야 된다라고 하는 사고방식을 가지다 보면 돈을 만지게 되고, 물욕에 빠지는 등 문제점의 시발점이 되지 않나 싶다. 불사를 할려거든 일제 스님들은 관여하지 말고 자발적인 재가신도나 청정한 마음을 가진 재가자에 맞기고 스님들은 도 딱는데만 전념하기 바랍니다.
(2006-11-06 오후 4:20:04)
171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 승가가 위협받을수 있다는 사실은 마곡사 사태로도 입증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재가신도들도 발단된 매스미디어와 통신 덕분에 사중이야기를 잘 알고 있음을 스님들도 알아주셔야 할것 같습니다. 문중별 안배, 금품선거로 얼룩지지 않고 스님들께서 지혜를 모아주셔야 우리 같은 재가들도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직 "아니올시다" 입니다
(2006-11-06 오후 3:51:24)
142
오늘처럼 혼탁하기 그지 없는 승가에 수진스님 처럼 '출가정신'율장정신'을 외치다니 오랜 가믐끝에 단비를 만난 기분입니다. 어찌하여 조계종이 종권쟁취로 치달아 한결같이 선거 때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한자리 차지하려고 눈이 뻘겋게 세속정치를 흉내내고 니전투구를 한단 말입니까? 입으로만 청정을 떠들며 실천하는 승가 운운하는 자들이 넘 넘 많습니다. 당장 조계종 권력구조를 뜯어 고치지 않으면 조계종은 망합니다. 열심히 수행하고 포교할려고 하지 않고, 권모술수로 그저 노른자리 차지하면 그날로 부터 고급승용차에다 골프치고 세속의 삶을 향유하며 나락으로 전락하는 자들이 탄생합니다. 현재의 이런 종헌종법 하에서는 이런 모순이 계속될 것입니다. 잘못된 종법을 방치하고 묵과한다면 못된 넘들만 법을 악용하고 설치면서 종단을 좀 먹게 됩니다. 근볹적인 제도개혁이 없이는 율장정신을 살릴수 없습니다.
(2006-11-05 오전 6:58:57)
158
수진스님, 청정승단으로 정평이 난 대만 불교 승단은 어떻게 종단의 주요 소임자들을 선임합니까? 지금 한국 조계종 종단 간부들이 한마디로 너무 타락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자기 절에서 참신한 스님네도 서울 총무원 주변에만 가면 영 행동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곳 물이 오염이 너무 심해서,,,,. 그러니 대만 승단의 청정수를 수입해다 쓰는 방법을 간구하시면 어떨까요.
(2006-11-04 오후 1: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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