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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2회 간화선 세미나가 10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지난 9월 ''간화선의 제창자 대혜 종고, 그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열린 첫 세미나에 이어 두번째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월암스님(전국선원수좌회 학술위원장)과 서재영 교수(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가 ''간화선 수행의 성찰과 전망'' ''간화선 대중화의 문제와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월암 스님은 주제발제에서 “간화선의 위기가 제기되는 이유는 간화선 수행자들의 간화선 정신에 입각한 수행과 깨달음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고 진단하고, “간화정신을 정립하고 수행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화정신 확립과 관련해서는 △오늘의 간화수행자는 이 시대와 사회대중이 요구하는 살아있는 언어와 보편적 개념으로 간화선을 설명해야 하며 △정견의 안목인 중도정관을 확립하고 △계정혜 삼학을 닦고 △선과 교를 겸한 이론과 실참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수행방식에 대해서는 △철저한 발심 △선지식의 지도 △출가수행자의 승풍진작 △좌선형식주의에서 벗어난 동중수행(動中修行)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재영 교수는 간화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대중의 근기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간화선의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는 이유로 △출가와 재가에 대한 이원적 사고와 출가의 수행 독점 △수행을 어렵다고 여기는 재가의 인식 △수행도량 신비화 및 수행 프로그램 부재 등을 꼽았다.
간화선 대중화를 위한 수행풍토 문제와 관련해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서 수준에 맞게 지도와 점검이 이뤄져야 하고 △간화 중심의 경직된 수행관을 벗어나 환경과 시대상황에 따라 변해야 하며 △수행과 선학의 접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또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한 종단차원의 과제로 △재가 전용수행관 건립 및 프로그램 운영 △단위 사찰이나 소규모 수행모임이 활용할 수 있는 표준 프로그램 개발 △표준화된 수행지침서 마련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운영과 지도자 배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미산 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철저한 발심이 중요한데, 왜 철저한 발심이 안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월암 스님은 “출가 자체가 세속화되는 측면이 없지 않으며, 출가 후에도 재발심을 유도하는 수행풍토가 진작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화동 한국경제신문사 기자는 “대중화를 위해서는 재가불자가 대각성 운동을 해야 하며, 간화선 대중화에 앞서 수행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즉, 다양한 수행을 할 수 있는 풍토 속에서 간화선 중흥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주 조계종 포교원 신도팀장은 “사찰이 수행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해야 하며, 몇몇 사찰을 통해 시범운영을 해서 확대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종 스님(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은 “중도연기관이 투철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불자들 개개인과 사찰, 그리고 종단이 연기적 중도관이 인생관 철학관 수행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