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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가도량]천안 병천파출소 유남조 소장
민중의 지팡이 경찰. 하지만 언론을 통해 늘 뭇매를 맞는 것도 경찰이다. 열 번 잘하다가도 한 번 잘못하면 “명색이 경찰이라는 사람들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호된 비판을 받는다.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명예가 훼손되는 것은 더 참기 어려운 일. 그래도 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경찰제복이 주는 사명감에서다.
유남조(오른쪽) 소장이 생활안전협의회 한동근 회장과 지역 행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천안 병천ㆍ동면 파출소 유남조(54) 소장. 병천면과 동면 2개 면 9천여 주민의 치안을 맡고 있는 유 소장 역시 사명감 하나로 경찰 생활 30년을 보냈다. ‘조직에 누가 되지 않으며, 임무에 충실하자’는 것이 좌우명. 그래서 정년퇴직이 3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일에는 늘 초심으로 임한다.
“경찰도 서비스업 종사자와 마찬가지로 친절해야 합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경찰이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이 돼야죠.”
‘지당하신 말씀’ 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유 소장이 이런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이 있다. 바로 ‘하심’이다. 직원들에게도 늘 주민에게 친절할 것을 강조하며 ‘공무원 신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친절’과 함께 유 소장이 중요시 여기는 또 한 가지는 ‘범죄예방’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튼튼히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곳보다 방범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은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관할 지역이 넓다보니 순찰 한 번 도는데 3~4시간 걸린다. 직원들의 수고도 덜고 민생을 돌아보기 위해 유 소장은 순찰을 직접 도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우리 관내는 도시지역보다는 편한 편입니다. 시골이다 보니 강력사건이 별로 없고, 주민들도 순박해서 공권력을 우습게 알지도 않고요. 주민들에게 고맙죠.”
유 소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또 한 가지는 지역주민과의 유대관계다.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와 자율방범대와 한 가족처럼 지내기 위해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눈다.
한동근 생활안전협의회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유 소장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깊은 존경을 표하고 있다”며 “유 소장이 불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유 소장이 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사촌형이 출가하면서부터다. 스님인 사촌형을 만나면서 불교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본격적으로 불교공부를 시작했다. 전임지인 천안 두정지구대에서 근무할 때에는 휴무 때마다 각원사 불교대학을 다니며 공부했고, 천안 경찰서불자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작년 7월부터는 회장 소임도 맡았다.
“경찰 업무는 긴장의 연속이고, 부하직원들은 늘 격무에 시달립니다. 미안하죠. 경찰 30년 동안 별다른 흠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후배 경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 소장은 지역주민과 부하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불교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도 했다. ‘하심하는 경찰’. 유 소장은 오늘도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2006-10-27 오후 2: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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