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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던 통도사의 적막이 갑자기 깨졌다.
도선사 108사찰 순례의 첫 시작이 통도사에 열려 2500여 참가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선사(주지 혜자)는 10월 17일 ‘혜자 스님과 함께 떠나는 108사찰 순례기도’를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봉행했다.
도선사 신도를 비롯해 2500여명(버스60대)이 참석한 이날 순례기도 법회는 오후 1시 통도사 일주문부터 금강계단까지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며 도보순례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대방광전에서 통도사 주지 산옹 스님은 ‘중생이 부처되는 길’을 주제로 한 법문을 통해 “삿되고 욕심스럽고 나쁜 생각들은 모두 부처님전에 올려놓고 맑고 깨끗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좋은 생각들만 갖고 돌아가시라”며 “이런 마음들이 계속될 때 바로 중생이 변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은 “108산사에서 108배하며 108번뇌소멸하고 108염주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인연공덕을 쌓길 바란다”며 “이번 대장정의 첫 출발지로 불보사찰인 통도사를 정한만큼 지극정성으로 불보살님들께 우리의 기도 순례의 시작을 여법하게 알리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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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참가했다는 권영희 보살(79,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은 “고혈압과 디스크로 몸이 안좋았지만 부처님을 만나러 간다는 일념으로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통도사 금강계단에 올라왔다”며 “적멸보궁앞에 서니 육신의 고통이 다 달아나고 환희심이 벅차올라 기쁘다”고 즐거워했다.
수천의 보살들 인파속에는 이따끔씩 거사들도 눈에 띄었다. 김홍균 거사(50,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는 보살들이 많아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기도하는데 주위에 누가 있던 무슨 상관이냐”며 “지금의 첫 마음처럼 회향하는 그날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꼭 참가해 108 염주알을 다 꿰어 놓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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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순례의 하이라이트는 일반에게 좀처럼 공개가 안되는 금강계단 앞 적멸보궁에서 참가단들이 정근발원하며 이날 법회 참석의 증명서격인 낙관과 염주알을 주지 스님에게 받는 의식이었다.
1시간여에 걸쳐 치러진 이 의식을 끝으로 108사찰 첫 기도순례는 회향됐다. 쌀 한되와 도시락 등 속세에서 10㎏이상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온 참가자들은 가벼워진 배낭만큼 시름과 번뇌도 다 내려놓은 듯 발걸음도 가볍게 일주문을 나섰다.
한편 한달에 한번씩 1개 사찰을 방문할 계획인 도선사 108사찰 기도순례는 11월 7일, 해인사, 11월 29일 송광사를 참배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