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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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SBS ‘가짜대학’ 보도를 접하고
김형중 교법사, "단순기준보다는 전체보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김형중 교법사.
얼마 전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보도 하나를 접했다. 불교교단은 물론 우리 사회에 이미 보편화된 보통명사의 ‘대학’명칭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인가없이 사용하는 일이 단지 고등교육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불교대학을 ‘가짜대학’이라는 이름 하에 문제있는 집단으로 매도한 지난 9월 마지막 날 밤의 sbs 보도가 그것이다.
특종 내지 속보경쟁을 업으로 삼는 그들의 속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사회를 계도하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언론의 본질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보도에 앞서 한번쯤은 취재대상의 정(正)과 사(邪)의 여부를 세밀히 살펴봄직한 시각과 지혜가 필요한 사안이었다.
헌데, 그날 접한 보도는 단순 가치기준에 모든 것을 짜맞추는 그야말로 ‘꺼리’를 찾는 그들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었다. 이름하여 ‘기동’취재라는 타이틀을 걸고서 말이다. 그들이 말하는 ‘기동’이니 ‘카메라출동’이니 하는 보도컨셉은 다분히 사회고발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허니, 그들이 보도한 특정불교대학이 마치 비리집단 내지 부패집단일 것이라는 그들의 경도된 선입견을 불교계 밖의 일반사람들이 눈치 챌 리 만무하며, 보기 좋게 불교위상에 타격을 주었음도 분명하다.
sbs가 보도한 핵심은 이렇다. 불교계 한 불교대학이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대학’명칭을 사용한데다 20년 넘게 학생을 모집하고 학비를 받아가며 학교를 운영해왔다는 것이다. 물론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았으니 ‘가짜대학’이며, 당연히 사기를 치지 않았겠냐는 의미의 묘한 뉘앙스를 전달하였음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관할교육청이 이 학교를 고등교육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는 멘트로 보도를 마쳤다.
이 기사는 항의를 받고 이틀만에 인터넷상에서 모두 삭제한 바, 그들의 오점은 물론이거니와 해당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새삼 언론의 무한한 책임성을 느끼게 한 보도였다.

그 많은 ''주부대학'' ''노인대학'' 등도 조사할 것인가?

sbs가 보도한 특정불교대학은 불교계 대표종단인 태고종이 설립ㆍ운영하는 동방불교대학이다. 이 불교대학 외에도 현재 개설ㆍ운영되고 있는 불교교단 내 불교대학은 1백여 개가 넘으며, 이들 불교대학들은 신도 내지 종도교육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음도 익히 보아온 터이다. 조계종 전문교육기관으로 등록된 50개의 불교대학과 19개의 승가대학, 조계종 외 범교단차원의 불교대학연합회 소속 30여개 불교대학과 전국 단위사찰의 불교대학 등이 모두 교육부 비인가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불교교학의 저변확대와 일반인들의 교육욕구 충족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해오고 있는 지는 두 말을 필요치 않는다.
이들 불교대학들은 sbs가 보도한 것처럼 단순기준의 교육부 비인가 ‘대학’들이다. 물론 매년 혹은 매학기 학생을 모집하고 일정액의 등록성금을 수납하고 있으며,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도 거행한다. 교육부 비인가 ‘대학’이니만큼 학위는 주어지지 않으나, 종단이 인정하는 포교사 자격 내지 법계(法階)를 인정해주는 혜택을 주고 있다. 이 대학들의 이러한 학사운영은 sbs가 보도한 동방불교대학과 전혀 다르지 않으며, 졸업생들이 아무런 자격을 얻지 못한다고 보도한 sbs의 지극히 세속적인 잣대가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타 종교계는 물론이고 일반사회는 어떠한가. 지금 당장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노인대학’을 치면 수십 개의 해당 대학과 해당 대학연합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주부대학’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들 노인대학이나 주부대학들은 대다수 기독교 교단들이 운영하고 있는 교육부 비인가 ‘대학’들이다. 정당에는 정치대학원이란 것도 있다. 이렇듯 교육부 비인가 ‘대학’의 운영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하여, 새삼스럽게 ‘대학’명칭사용을 들어 교육부 인가니 비인가니 하면서 무슨 ‘건수’라도 찾은 양 호들갑을 떠는 해당 교육청 관계자나 sbs나 차마 안쓰럽긴 매 한가지다.
교육부 인가여부를 떠나 우리 사회의 정(正)과 사(邪)의 분별은 ‘대학’명칭사용과는 분명 별개일 터이다.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인데, 이번 sbs 보도사태의 핵심은 공무원의 책임회피성 의식구조나 방송사 의 무책임한 ‘건수’찾기 경쟁의 부산물이라 할만하다.
적어도 우리의 상식기준으로는 교단 내 불교대학이 ‘가짜대학’이라는 이름하에 문제집단으로 매도될 수 있다는 생각을 꿈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교단 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종도교육기관을 두고서 말이다.
방송보도에 접하여 한편으로 짜증나고 어처구니없는 것도 사실이나, 세속적 시각에 찌든 그들을 안쓰럽게 여길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행자심사 탈락한 상습전과자에 부화뇌동한 꼴

교계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종단의 승려를 양성하는 종단 내 교육기관으로서 20년 넘게 모범적으로 운영되어온 동방불교대학의 이번 피고발 사태는 승려자질을 엄격 관리하겠다는 해당종단의 정책시행 과정에서 불거진 여파라고 한다. 여러 번의 상습범죄경력 등으로 올해 행자교육 소양심사에 탈락한 장모(51)씨라는 인물이 종단의 불합격 처리에 불만을 품고 법원이며 교육청이며 방송사 등 온갖 곳에 투서한 보복성 제보사실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인 성직자 내지 수행자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종단의 정책을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불만을 품은 상습전과범의 폭로성 제보에 해당 공무원이나 방송사가 가벼이 움직인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 행여나 그들의 종교편향적 사고에 기반하여 문제를 확산시킨 게 아닐까 의혹을 갖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그들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진정 사회정의구현을 바란다면 어떤 사안을 분석하고 판단할 때 불순한 목적성이나 단순 가치기준을 적용하기에 앞서 보다 지혜롭고 전체를 보고자 하는 시각으로 접근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여 교육부 비인가 학교들의 ‘대학’명칭사용이 정녕 부당하다면 해당관청은 불교계에서 이미 공증된 특정불교대학만을 타깃삼지 말고 불교계 안팎의 모든 비인가 ‘대학’들에게 일괄 시정명령을 내리면 될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해당 교육기관들의 집단반발을 심각하게 감수해야 함도 먼저 귀띔하는 바이다.
김형중 | 동대부고교법사ㆍ문학박사
2006-10-12 오전 11:13:00
 
한마디
sbs를 검찰에 고발,명예훼손으로 구속기소를 요청한다
(2006-10-12 오후 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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