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석의 의자가 꽉 차고도 넘쳐 늦게 들어온 학생들은 통로 중간 중간에 간이 의자를 갖다놓고 법문을 경청했다.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고 들으려는 열의가 가득하다.
공개질의 시간. 한 학생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집니까?”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현각 스님의 대답은 간단하다.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앞으로 올 미래를 들떠 생각하지 않고 지금 현재에 집중하세요.”
법회가 끝나자 그 학생은 경불회 임원진을 찾아와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가 어떤 종교인지 궁금해졌다”며 “나 자신을 찾기 위한 공부에 동참하고 싶다”고 입회신청서를 냈다. 이날 자발적으로 회원가입을 신청한 학생들은 10여 명. 공개법회를 개최한 목적이 달성된 셈이다.
경불회가 이번 법회를 열게 된 계기는 대학생 불자가 줄어들고 있는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경불회는 회원이 단 5명 뿐. 올해에는 단 한명의 회원도 가입하지 않았다. 재학생이 없어 부처님오신날 연등제도 준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경불회는 심각한 존립위기를 느꼈다.
이에 재학생과 동문으로 구성된 ‘비상법회’를 6월부터 소집하고 화계사 국제선원 앞으로 e-mail을 보냈다.
“대학생 불자들을 교화하고 싶으나 회원이 너무 적은 나머지 불교학생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였다. 불교학생회를 위해 창립기념 공개초청법회에 꼭 연사로 와주셨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현각 스님이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온 것은 물론이었다.
행사를 주도적으로 마련한 윤형식 동문(39)은 “공개법회에 참석했던 학생들의 명단을 작성해 향후 불교학생회 행사에 초청하면서 계속적으로 포교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외부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창립제를 통해 불교학생회를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외적인 행사를 통해 창립제를 ‘캠퍼스 포교의 장’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충남대 대전대 한남대 등 충청도 지역 대학교 불교학생회들은 최근 줄어들고 있는 회원을 하나로 결집해 9월 30일 공동창립기념행사 ‘충청인 체육대회’를 치뤘다.
각 대학 불교학생회가 봉행하는 개별적인 창립제에서 벗어나 지역 대학생 불자들의 불심을 하나로 결집한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명지대 불교학생회는 11월 18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학생회관 소강당에서 공연을 펼친다. 수화, 기타연주, 합창 등의 공연을 갖고 행사 시작 전에는 촛불을 만(卍)자로 설치하고 대법회를 봉행한다. 또 행사에 참가한 동문선배들과 함께 즐기는 동문체육대회도 연다.
숭실대 불교학생회는 10월 11~12일 이틀간 캠퍼스 광장에 간이부스를 설치하고 학우들을 대상으로 차보시에 나선다. 또 다구와 다기, 단주 등 불교용품을 전시하고 학우들의 발길을 이끌어 불교학생회에 대한 설명과 함께 홍보를 할 예정이다.
11월 11일 창립제를 봉행하는 성신여대 불교학생회는 아예 학교 밖 타학교를 향한 포교효과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성불회 박설아 회장은 “인근의 한양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등에서 학생들이 참석하기도 한다”며 “창립제가 다양한 불자들을 만날 수 있는 창구로 기능하도록 대외적 포교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신여대는 ‘웃찾사’ ‘개그콘서트’ 등 젊은이들이 친근하게 생각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각색해 불교학생회를 홍보하는 ‘꽁트’형식의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또 찬불가 합창대회 및 공개수계식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원대 불교학생회는 11월 4일 캠퍼스 대강당에서 불교학생회의 활동을 돌아보고 의미와 의의를 밝히는 공개발표회를 개최한다. 빔 프로젝트와 슬라이드 필름 등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불교학생회를 홍보하고 학우들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다.
하반기 대학교불교학생회 창립제 일정
대학교 | 일정 | 프로그램 |
한양대 | 9월 26일 | 불교영화상영회 및 창립법회 |
숙명여대 | 9월 30일 | 불교연극, 찬불가 합창공연, 공개대법회 |
숭실대 | 10월 11~12일 | 茶보시 및 불교용품 전시회 |
경원대 | 11월 4일 | 창립기념 불교학생회 공개발표회 |
명지대 | 11월 18일 | 찬불가 율동 및 창립대법회 |
성신여대 | 11월 11일 | 불교꽁트, 찬불가 공연, 공개 수계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