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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이 시대 최고의 강백(講伯)들이 산중 강원(講院)의 문을 열어젖히고 세상밖으로 나와 사부대중과 만났다. 부처님의 육성을 담은 그릇인 경전의 높고 깊은 경지를 일반 대중에게 쉽게 전하기 위해서다. 그 첫 만남이 9월 16일 오후 2시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청풍루에서 열렸다. 봉선사와 현대불교신문이 공동으로 마련한 ‘경전수행을 통한 깨달음-10대 강백 초청 강설대법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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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회주 밀운, 주지 철안 스님,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석우 남양주 시장 등 1천5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입제식에서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법회를 통해 경전속에 성불의 길이 있다고 생각하고 평생을 경학 공부에 바친 대강백들의 주옥같은 가르침들이 사부대중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지길 바란다”며 “이번 법회가 부디 한국불교의 경학이 새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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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철안 봉선사 주지 스님은 “이번 행사는 일반인들이 다소 어렵게 느끼는 경전을 정확하고 쉽게 알리고 가르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눈에 보이는 경전 가르침들을 충실히 익히고 배워 눈에 보이지 않는 본래 자성자리를 꿰뚫고 깨달아 가는데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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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축사를 통해 “특별한 아름다움들이 많은 봉선사에 이런 귀한 불법의 지혜를 주는 깨달음의 법회가 열린다니 기쁘기 그지 없다”며 “이번 행사가 원만히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부 순서에 이어 2부에서는 첫 강사로 나선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의 <금강경> 강의가 열렸다.
지관 스님은 “<금강경>의 중심사상은 공사상이다. 철저한 공사상에 의해 번뇌와 분별하는 마음을 끊음으로써 반야의 지혜를 얻어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경전 구성은 부처님 제자 가운데 공의 이치를 가장 잘 터득한 수보리존자와 부처님이 문답식의 대화를 전개해 나가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관 스님은 “특히 이 경전이 선종과 깊은 관련을 맺는 이유는 그 속에 들어있는 ''응무소주이생기심 (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는 문구 때문이다. 6조 혜능(慧能)이 어느 날 금강경을 읽다가 바로 이 대목에서 홀연히 깨달았다고 해서 선종에서 핵심 문구로서 매우 중시하게 됐다”며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일으켜라고 해석되는데, 달리 표현하면 일체의 것에 집착함이 없이 그 마음을 활용하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이 공하기 때문에 집착할 필요가 없고 집착하지 않는 마음의 상태로 마음을 쓰라는 것이다.”고 핵심사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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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스님의 강의가 끝난뒤에는 진월 스님(전 동국대 정각원장)과 이평래 교수(충남대 철학과)가 논찬자로 나와 <금강경>의 구성과 핵심사상, 조계종이 소의경전으로 <금강경>을 택한 이유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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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법회에 참석한 강진영 보살(45·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은 “경전이 어려운줄만 알았는데 스님이 조목조목 구성과 경전 탄생 배경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니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남은 아홉번의 강의도 모두 참석해 이번 기회를 통해 불교의 주요 경전들을 공부해 볼 생각"이라고 보람있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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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가 몰려 주 강당인 청풍루에 입장하지 못한 수백명의 불자들은 밖에서 법회에 동참해야 했다. 또한 봉선사 신도 50여명은 법회가 끝난 뒤 오후 7시부터 내일 새벽4시까지 강설대법회 원만회향을 발원하는 철야정진을 봉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법회는 9월 16일 입제에 이어 11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추석 연휴는 제외) 오후 2시부터 ‘경전 수행을 통한 깨달음-10대 강백 초청 봉선사 강설대법회’를 주제로 열린다. △9월 23일 의룡 스님(전 직지사 강주·육조단경) △9월 30일 혜남 스님(통도사 율주·화엄경) △10월 14일 응각 스님(수덕사 강주·아함경) △10월 21일 지안 스님(은해사 승가대학원장·열반경) △10월 28일 각성 스님(화엄학연구원장·해심밀경)△11월 4일 백운 스님(법화경) △11월 11일 우룡 스님(울산 학성선원장·정토삼부경) △11월 18일 통광 스님(쌍계사 승가대학장·원각경) △11월 25일 월운 스님(봉선사 조실·능엄경)순으로 진행된다. (031)527-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