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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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 동문회 지역신행 '핵심동력'
조직력ㆍ인맥활용이 큰 '밑천'
신행단체와 연계ㆍ조직화 등 과제
“한국불교가 가야할 방향은 바로 이것입니다. 조직력을 갖춘 불교대학 동문회는 지역 포교와 사회활동에 가장 적합한 형태며, 우리는 그것을 입증해냈습니다.”(김상길 영남불교대학 총동문신도회장)
“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49명의 조계종 포교사 대부분이 원주불교대학 출신입니다. 지역의 각종 불교행사 사회와 집전도 우리 동문들이 맡고 있죠.”(정두환 원주불교대학 총동문회장)
“2~3년 안에 우리 불교대학 동문들이 충북지역 신행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충북불자들 대부분이 그렇게 믿고 있고, 우리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습니다.”(전철호 충북불교대학 총동문회 사무국장) 불교대학 동문회(이하 동문회)가 지역 신행을 이끄는 핵심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문회 활동이 활발한 지역의 경우는 동문회가 지역 불교를 좌우한다. 3~4년 된 동문회는 지역불교의 중심 세력으로 떠올랐고, 일부 불교대학은 최근 동문회를 결성하고 신행과 사회활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본지가 전국의 조계종 인가 불교대학 열여섯 곳과 비인가대학 한 곳 등 모두 열일곱 곳을 조사한 결과는 이 같은 사실을 잘 보여준다. 특히 각 불교대학들이 매년 100~200여명의 졸업생들을 배출, 해마다 동문수가 늘기 때문에 활동인원과 범위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동문회가 지역불교의 신행흐름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경북불교대학 동문회 불광축구단은 지역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포교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불교대학

●동문회 ‘힘’의 원천은?
동문회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이들은 2년 동안 체계적으로 공부한 불자들이라는 점이다. 탄탄한 불교지식을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췄다는 얘기다. 각 지역 불교대학이 배출하는 조계종 포교사들이 동문회 구성원으로 활동함으로써 동문회 활동 폭과 질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체계적인 조직력도 장점이다. 각 기수별로 모임이 조직돼 있고, 이들이 총동문회를 구성해 활동한다. 일사불란하면서도 포교 복지 등 각 분야별로 조직적인 활동을 펼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 뿌리 내린 터줏대감이 많고, 이들이 지역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점도 동문회 활동이 갖는 큰 장점이다. 일례로 해남불교대학의 경우 해남의 각급 기관장들이 동문회에 속해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하나,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독립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동문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사찰 신도회가 주지 스님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는 경우가 많지만 동문회는 그런 제한이 없다.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큰 것이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대부분의 불교대학 동문회는 신행ㆍ교육ㆍ포교ㆍ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행의 경우는 정기법회나 성지순례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경전공부반을 통해 자체적으로 재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 많다. 또 거의 모든 불교대학이 예외없이 지역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군부대나, 어린이ㆍ학생 법회 등을 통해 포교에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공통적인 활동 외에 각 불교대학 동문회는 지역 여건과 동문회 정서에 맞춰 나름대로 특징을 살린 활동을 하고 있다.
5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영남불교대학은 졸업생 기수별로 6개 구역(팀)의 조직이 구성돼 있으며, 기수별 회장단이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들 98개의 기수별 조직이 총동문회를 이루는 체계화된 조직을 자랑한다.
영남불교대학 동문회와 함께 대구불교 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경북불교대학과 대구불교대학 동문회도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린 활동으로 지역에서 신망이 높다. 경북불교대학 동문회는 ‘불광축구회’를 통해 지역민들과 교류하고 있고, 대구불교대학은 교도소와 소년원 포교에 나서고 있는 포교사모임 동아리 활동이 눈에 띈다.
부산의 범어사 금정불교대학 동문회는 매월 정기적으로 108참회와 다라니 수행을 하는 ‘동문기도법회’를 통해 수행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고, 울산정토불교대학 동문회는 1년에 2~3차례 초청법회를 통해, 해남불교대학은 ‘유명인사 초청 특강’을 열어 지역에 불교바람을 일으켰다.
전주의 전북불교대학 동문회는 ‘문화재답사팀’ 을 두고 정기적으로 사찰 문화재를 돌아보며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고, 광주불교대학과 전주 화엄불교대학 동문회는 불교산악회와 성지순례 활동이 활발하다.
청주 충북불교대학 동문회는 곧 동문회 소식지 ‘바라밀’을 발간해 지역에 불교를 알릴 준비 중에 있으며, 천안 각원사불교대학 동문회는 거사 중심의 산행부와 독거노인 목욕봉사 활동으로 불교 이미지를 높였다. 또 대전 백제불교문화대학 동문회는 지역 신행단체 협의체인 ‘백제불교신행단체협의회’ 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지역불자들 간의 화합에 주력하고 있다.
원주불교대학 동문회는 지난 8월 수재의연금을 모금하는 등 지역사회 참여에 적극적이고, 동해불교대학 동문회는 국화재배동아리와 동문회 부속 도서관이 자랑거리다. 인천불교대학 동문회는 염불봉사 활동이 활발하며, 제주 서귀포불교대학 동문회는 월 1회 산행을 하는 ‘산상법회’로 지역불심을 다진다.
지난 8월 결성된 조계사불교대학 동문회는 서울노인복지센터 등 조계사가 운영하는 시설을 통해 사회활동을 펼치는 한편, 기도정진법회를 병행하면서 한국불교 1번지 불교대학 동문회의 위상을 갖춰나가겠다는 각오다.

●동문회에 거는 기대
불교대학 동문회는 한결같이 자신감에 차 있다. 길게는 10년 이상, 짧게는 2~3년 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성과를 얻었고, 발전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불교대학 최종옥 교무처장은 “지역불자교육기관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갖추고 있는데다, 앞으로 동문수가 계속해 늘게 되면 더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불교대학 동문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필요도 있다. 우선 규모가 계속해 확대되는 것에 맞춰 더 효율적으로 동문회를 운영할 수 있는 조직화가 필요하다. 또 지역의 다른 신행단체 또는 사찰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이와 함께 재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 강구도 필수적이다.
배지선 기자 |
2006-09-12 오전 9: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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