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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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의 신호등 언제나 파란 불
[일터가 도량]최우영 서울메트로 신호 분소장
지난 8월 21일 저녁 뉴스에서 이날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신호기 장애가 발생해 이 구간을 운행하던 열차들이 잇따라 정체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보도를 본 최우영 서울메트로 신호분소장은 마음이 편치 않다. 한두 번 접하는 뉴스는 아니지만 신호기 고장에 따른 열차지연 불만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최우영 신도분소장이 전화로 업무지시를 하고 있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호등.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하철도 신호에 의해 출발하고 멈춘다. 하지만 신호기에 이상이 발생하면 앞선 열차는 멈추어야 하고, 열차 정체는 꼬리를 물게 된다.
이 때 이상 신호기를 수리하기 위한 인력이 곧바로 투입되는데, 최우영 서울메트로 신호분소장은 바로 지하철 2호선 방배~당산 구간의 신호기를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다. 최 분소장은 1974년 서울지하철건설본부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33년 간 이 분야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직장생활 처음이나 지금이나 늘 긴장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집에 가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언제 어떻게 신호기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신호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는 한 달에 한 번이 되지 않지만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언론과 시민들의 뭇매를 맞게 되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다.
그래서 최 분소장은 집에서나 구로디지털역에 있는 사무실에서나 항상 염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긴장을 완화하는데 염주를 손에 드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고 최 분소장은 말한다. 집에서는 20~30분간 꼭 예불을 올린다.
사무실에서는 오가는 직원들에게 간단한 부처님 말씀을 전해 주는 것도 최 분소장의 빠뜨릴 수 없는 일과다. 최 분소장이 거느리고 있는 직원은 20여 명. 이들은 수시로 신호기가 있는 현장과 사무실을 오간다. 이들을 지휘하고 있는 최 분소장은 회의 때나 사무실에서 마주칠 때마다 부처님 가르침을 전한다. 구로디지털역 직원치고 최 분소장이 불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좋은 가르침이 있는데 저만 알고 있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까. 할 수 있는 한 다 해아죠. 저는 이게 낙이에요.”
최 분소장은 지난 2000년 서울지하철공사 법우회에 가입해 신행을 하면서 조계사 불교대학을 마치고 조계종 포교사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조계사 신행 안내부 일요 팀장을 맡아 일요일마다 조계사에서 초심자들에게 조계사와 불교를 알리고 있으며, 서울ㆍ경기 포교사단 군12팀장으로 군 포교에도 나서고 있다.
“그냥 좋아요. 부처님 일을 한다는 게 말이죠. 제 좌우명이 뭔지 아세요?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입니다. 죽을 때까지 머무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2006-09-13 오전 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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