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날 때마다 싸이월드에 접속하는 일명 ‘싸이홀릭’ 박은혜(20)양은 지난해 겨울, 인천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뒤 한가롭게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문득 ‘인천대06학번 모여라!’라는 이름의 싸이카페를 발견했다. 카페에 가입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미니홈피 방명록과 카페를 넘나들며 회원들과 친해진 은혜양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불교학생회에 호감을 갖게 됐고, 올해 개강하자마자 불교학생회에 등록했다. 이 카페를 개설한 인천대 박성익 불교학생회장은 싸이월드, 블로그 등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특성을 포교와 접목, 발 빠르게 새내기 포교에 나선 결과 올해 초 약 400여명의 새내기를 카페로 끌어들이는 성과를 올렸다.
| ||||
내년도 대학교 새내기를 부처님 품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교전략은 언제부터 수립해야 할까? 정답은 ‘지금부터’다.
대학생 불자포교 전략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당해 3월 개강과 함께 대학생불자들도 ‘새내기 포교전략’을 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포교 전략도 학내에 홍보 대자보 및 플래카드 부착하기 등의 단선적인 홍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2학기 개강과 함께 다음해 새내기 포교전략을 짜는 것이 ‘대세’다. 수시모집으로 9~12월 등 하반기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전체 대학모집정원의 44.4%(2007년 대입전형 기준)에 이르는 등 입시제도가 변화하면서 생긴 새 풍속도다. 이들은 “겨울방학 기간 동안 준비해 3월에 신입생 홍보를 시작하면 너무 늦다”며 “새내기 불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전부터 포교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새내기포교기획팀’ 가동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신보라·이하 대불련)는 9월부터 ‘새내기포교기획팀’을 새롭게 가동한다. 중앙 임원진과 각 대학 불교학생회 집행부 10~15명으로 팀을 꾸려 2주에 한 번씩 ‘07학년도 새내기 모집 방안’을 주제로 기획회의를 갖는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동안 수시합격자 대상으로 대불련 홍보에 나서며, 전국의 대학에 배포할 07학년도용 포스터와 리플렛을 미리 제작한다. 향후 △07학년도 신입생오리엔테이션 홍보전략 수립 △각 지회가 공유할 수 있는 성공담을 모은 ‘새내기 포교가이드’ 발간 △11월경 ‘새내기 포교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열 계획이다.
신보라 회장은 “올해 초 06학번 회원모집에서 한국대학생선교회(CCC)나 한국기독학생회(IVF), 국제대학선교협의회(CMI) 등에 비해 대응이 늦은 바람에 회원수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하반기에 새내기포교 전략을 구체화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매년 대입 신입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행하는 등 정확한 포교방안을 수립하는데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각 대학 불교학생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성신여대 불교학생회(회장 박설아)는 2학기 수시원서를 접수하러 오는 지원자들에게 홍보를 겸한 차보시를 하고, 지속적으로 이메일과 전화 홍보를 펼칠 예정이다. 또 하반기 동안 ‘07학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홍보 전략을 수립해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불교학생회를 알릴 계획이다.
◇내년엔 개강 전에 승부 끝낸다
충남대 불교학생회(회장 김경택)는 대전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불자 청소년들을 대학 불교학생회로 자연스럽게 흡수, 안정적인 불자를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지난해 말부터 파라미타 대전지부와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경택 회장은 “비불자를 대상으로 캠퍼스 가두모집을 펼치는 것보다, 학창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던 불자 청소년들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일이 더 포교효과도 크고 시급히 해야할 문제”라며 “충청도 지역 종립고교와 파라미타 대전지부를 통해 청소년불자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밀착해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숙명여대 불교학생회(회장 김보라)는 학생회관과 캠퍼스 곳곳에 (사)풍경소리에서 만든 좋은 경구를 소개하는 게시판을 부착하고 불교를 홍보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내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공개법회’를 준비 중이다.
성태용 건국대 교수는 “예전 대학생들은 운동권, 동아리 모임 등 ‘우리’와 ‘단체’가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철저한 개인주의가 특징”이라며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대학생들에게 ‘1:1관계’를 강조한 ‘맞춤형 포교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