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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욕(忍辱)은 사전에서 ‘마음을 가라앉혀 온갖 욕됨과 번뇌를 참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는 일’, ‘괴로움을 만나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진리를 깨달아 인증하고, 마음을 편히 하는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8월 18일 재가논강 두 번째 주제 ‘인욕 바라밀’ 논주로 나선 이순규 교수(서남대. 의과대 정신과)는 “인욕 바라밀은 억지로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고, 화내고 성나는 마음조차 참을 필요가 없어진 것으로, 인욕의 완성이다”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인욕의 완성’을 좀더 이해하기 쉽게 ‘할아버지와 손자’를 비유로 들었다.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 수염을 함부로 잡아당길 때 할아버지는 화나는 것을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어-허’하며 측은심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한다.
그렇지만 이 교수는 “성인(聖人)도 아프고, 괴로움을 그대로 느낀다”며 “보통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것을 피하려고 하지만 성인은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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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행은 인위적으로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에서 나오는 것으로 ‘현재 있는 그대로(卽今當處. Here and Now)를 보고 아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아는 것은 정신과에서 매우 중요하며, 임상치료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다”며 사례를 들었다.
사례
외아들만 바라보며 사는 어머니가 있었다. 어려운 생활 속에 학교 입학금을 모았으나 동네사람에게 사기를 당했다. 돈을 잃은 순간부터 ‘내 돈, 내 돈’하며 돈만 찾았다.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2개월이 지난 후였다. 돈을 찾아주는 것만이 치료인 듯했다.
첫 만남에서 “여기에 돈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소”하니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던 여인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남에게 돈을 빌려주려면 심사숙고 한 뒤에 줘야지 그냥 주고서 돈을 찾으면 어떻게 하오”하니 그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사기 당했다기보다 돈을 준 자신이 잘못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병은 사라진 것이다.
질의 응답
현대인에게 최대의 적은 스트레스이다.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
- 스트레스는 해롭지 않다. 적당한 자극과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을 준다. 스트레스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바세계의 괴로움은 집착에서 온다. 집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면 스트레스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열등감, 강박관념 등 콤플렉스가 생기면 스스로 화를 낸다.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해결됐다. 이것을 인정하지 못할 때 문제가 된다. 어려서 살을 도려낸 나무는 커가면서 상처도 커지기 마련이다. 어려서 받은 상처가 없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한다. 그랬을 때 ‘남의 탓’으로 살던 삶이 ‘내 탓’으로 바뀐다. 콤플렉스를 친구삼아 사랑하며 아름답게 살도록 한 생각 돌려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