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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보다 절이 더 좋아요"
차별화된 어린이 프로그램 늘어
방과후공부방ㆍ문화ㆍ축구교실 등 다양
어린이들을 현혹하는 놀거리와 볼거리가 범람하는 시대, 어린이들을 부처님 품안으로 끌어안기 위해 사찰들이 고심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상설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차별화에 성공한 사찰도 눈에 띈다. 차별화된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튀는’ 사찰들을 모아봤다.

서울 홍은동 금장사가 9월부터 운영하는 보리 방과후 교실에 참여할 지역 어린이들이 영어연극을 보며 테스트를 받고 있다

“And sebastian was his name~♪” “와~ 왕자님이다. 왕자님 이름이 세바스찬이래.”
서울 금장사(주지 본각) 약사전 1층에 마련된 공부방. 2학기부터 시작될 원어민 교사의 영어교실 개원을 앞두고 아이들의 영어수준을 가늠하는 테스트가 열렸다. 아이들은 영어로 진행되는 인형극에 빠져들어 선생님과 함께 영어로 노래를 부르며 손뼉을 친다. 이제 홍은동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TV프로그램에 빠지는 대신 즐겁게 공부를 하며 방학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9월초부터 개원할 금장사 ‘보리 방과후 교실’에서 미리 공부를 시작한 지역아동들이다.

금장사 주지 본각 스님의 서원으로 세워진 ‘보리 방과후 공부방’은 사찰에서는 처음 실시되는 공부방이다. 반 이름도 ‘문수’ ‘보현’반으로 지어 ‘문수보살의 지혜로운 마음과 보현보살처럼 착한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어린이들의 배움터’가 되길 꿈꾸고 있다. 본각 스님은 ‘지역 주민들이 오고 싶어 하는 편안한 공부방’이 되길 서원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방도 보육비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교육비를 받지 않는 무료 방과후 교실로 운영한다. 부모님이 일터에 있는 동안에도 걱정 없이 아이들을 맡기고 이들이 다양한 공부를 배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9월 초 개원식과 함께 열리는 방과후 공부방은 주중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과학, 체육, 국악, 풍물, 서예, 요가, 다도, 단소, 영어회화 등 다양한 특활프로그램과 전과목 교과지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교과지도는 숙제를 도와주는 숙제지도와 선행학습 등으로 이루어진다.(02)395-0042
‘방과후 공부방’처럼 매일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찰들은 또 있다.

포항시 죽림사(주지 종문)는 어린이법회가 열리는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지역 아동들을 위한 ‘학원’으로 변신한다. 풍물반과 음악반, 영어회화반, 다도반, 서예반, 요가반, 호신술반 등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각종 강좌가 열리기 때문이다. 1부 어린이법회가 끝난 뒤에는 자유롭게 이들 강좌에 참여할 수 있다. 수강료가 무료인 것은 물론이고, 지역 아동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아동들을 가르치는 특별강사들은 모두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전문교사진이다.

주지 종문 스님은 “2003년부터 어린이법회 활성화를 위해 무료강좌를 시작했다”며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절에 맡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신도들과 논의한 결과”라고 밝혔다.(054)247-4688

초등학교 토요휴업제에 맞춰, ‘놀토’에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찰도 있다.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는 ‘놀토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시행하는 대표적인 사찰이다. 홍법사는 지난 3월부터 실시하는 놀토 체험프로그램 ‘숲속의 놀토학교’는 영어연극, 과학, 원예, 독서토론, 종이접기, 염색, 요리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다양한 교실로 인기를 끌었다.

2학기에는 피구, 축구, 농구, 선무도, 스포츠댄스 등의 체육교실과 동화구연교실도 새로 생기고 유아들을 위한 숲체험, 가을단풍채집, 발우공양, 템플스테이 등의 비정규 프로그램도 개설될 예정이다. 8월 20일부터 선착순으로 접수를 시작해 9월 9일부터 2학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051)508-0345

이외에도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을 심화해 ‘힘’을 준 특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찰들도 있다. 매년 운영하는 ‘영어교실’로 유명한 서울 봉은사(주지 원혜)는 올해 영어교실과 연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올해 9월 10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운영될 ‘영어 뮤지컬과 영어 연극놀이를 통한 참나 찾기’가 바로 그것이다. 문화예술 전문교육기관인 ‘아트컴퍼니 교하’와 손잡고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뮤지컬과 연극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영어를 배울 수 있다. 또 극본과 안무 등을 지도강사의 교육 아래 참가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심성계발도 이루어지도록 ‘참나 찾기’에 초첨을 맞췄다.

원혜 스님은 “경쟁 속도 시기 질투에 익숙해져 있는 청소년들의 감성에 재미와 상상력을 불어넣어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불자 청소년으로 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연극과 뮤지컬 수업이 끝나면 학부모와 일반인 앞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회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02)511-6070~4

봉은사가 단계적으로 차별화된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 서울 법련사(주지 보경)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토요일에 ‘법련 어린이 축구교실’을 열고 있다.
서울 법련사가 둘째 넷째주 운영하는 법련축구교실

‘축구를 통한 부처님 마음 배우기’를 목표로 진행되는 법련 어린이 축구교실은 김창섭 경희대 체육학과 강사가 지도를 맡아 현재 40여명의 지역 아동들 참여하고 있다.(02)733-5322

해남 대흥사(주지 몽산)는 지난 8월 2~9일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초의선사 다도 아카데미’를 열었다. 다도아카데미는 ‘차(茶)’로 유명한 대흥사 주변 차 문화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차의 역사도 배우고, 차를 직접 수확해 비비고 덖어 만드는 제다체험도 하면서 다도예절을 배우는 차 종합체험 프로그램. 이와 함께 새벽숲길과 108참회, 참선, 사경 프로그램도 접목해 아이들이 다도는 물론이고 불교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꾸렸다.(061)534-5502
이은비 기자 | renvy@buddhapia.com
2006-08-20 오전 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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