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부터 15년 동안 꾸준히 불경을 읽고 번역 연구해온 불교 전공자들이 현대불교연구원(원장 김용환)을 개원하고 8월 23일부터 3개월간 이를 기념하는 특별 불교 강좌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현대불교연구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4월.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 활동해 왔던 부산대, 동아대, 위덕대 등의 불교전공자들이 한데 모였다. 부산대철학과 교수로 불교전공자들을 지도해온 김용환 교수가 원장을, 이진오 부산대 교수, 이찬훈 인제대 교수, 이태승 위덕대 교수 가 부원장을 맡았다. 구미숙, 권서용, 김명우, 김준호, 송재근, 윤종갑, 정영식 등 젊은 불교전공자들이 뜻을 합쳤다.

불교경전을 깊이 연구하고 새롭게 해석하여 일상의 언어,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겠다는 의지와 강좌, 강독, 세미나, 포럼 등을 통해 불교학 연구의 성과를 현대인의 생활 속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한 일이었다. 불교의 중심지라 일컬어지는 부산에 제대로 된 불교연구원 하나 없다는 반성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현대불교연구원이 개원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현대불교연구원의 연혁을 따져 들어가면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대학교 불교학 전공자들이 이진오 부산대교수를 중심으로 부산대불전강독회를 결성하면서 시작된 불경 공부 모임이 해를 거듭하면서 비판불교연구회, 새불교연구회를 거쳐 현대불교연구원으로 자리를 잡기에 이르렀다.

현대불교연구원은 오랜 세월 동안 공부모임을 이어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연구 성과를 일반 대중에 전해야한다는 사명 앞에 선 젊은 학자들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현재 현대불교연구원 운영위원들인 40대 전후의 젊은 학자들은 연구원의 운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매월 회비를 내고 강의는 아예 무료로 진행할 정도로 열정이 뜨겁다.

8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특별 불교강좌는 현대불교연구원이 여는 첫 대중 강좌다. 이번 강좌는 김용환 부산대 철학과 교수의 초기불교의 사상을 시작으로 소승과 대승, 중관 사상, 유식사상, 불교인식론, 티베트불교, 중국불교, 화엄사상, 선사상, 정토사상, 한국불교, 응용불교 등 광범위하게 불교사상의 기초부터 풀어내는 강좌로 마련된다. 12명의 불교학 전공자들이 각자의 전공을 젊고 참신한 시각으로 풀어내는 1시간 30분의 강의에 이어 30분 정도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문답과 토론으로 풀어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개원이후 매주 월요일 ‘불교인식론 세미나’, 매주 1, 3주 목요일 계룡산 벽수선원장 묘봉 스님의 육조단경 강의 등을 꾸준히 열어온 현대불교연구원은 앞으로도 10명 남짓의 소규모 공부 모임을 꾸준히 열어 보다 심도 깊은 불교를 대중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포부다. 뿐만 아니라 철학, 역사,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문화답사기행과 각 신행단체 법회 현황파악 및 법회 프로그램 개발, 법사 연결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준호 현대불교연구원 상임연구원은 “불교학에 열정을 받쳐온 불교전공자들이 풀어내는 참신하고 들을 만한 강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불교학 연구를 기본으로 불교미학, 불교미술, 불교경전 강독 등을 통해 불교교양대학을 졸업한 분들이 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051)581-6320



[강좌 일정]

8월 23일 초기불교의 사상(초기불교) 김용환(부산대)
8월 30일 해석과 새불교의 시대(소승과 대승) 김준호(부산대)
9월 6일 空은 0인가 아니면 無인가(중관사상) 윤종갑(부산대)
9월 13일 우리의 마음 분석하기(유식사상) 김명우(동아대)
9월 20일 우리는 탁자위의 사과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불교인식론) 권서용(부산대)
9월 27일 티벳불교와 달라이라마(티벳불교) 이태승(위덕대)
10월 11일 종파불교의 전개와 발전(중국불교) 원필성(위덕대)
10월 18일 화엄사상(화엄) 이찬훈(인제대)
10월 25일 선의 허구와 진실(선사상) 정영식(부산대)
11월 1일 ‘나무 아미타불’의 가르침(정토사상) 송재근(창원대)
11월 8일 원효의 학문화 미학(한국불교) 이진오(부산대)
11월 15일 마음다스리기와 건강(응용불교) 조순희(위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