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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看話禪). 화두(話頭)를 간(看)해 의심덩어리를 타파하고 본래 성품자리인 자성(自性)을 바로 보는 선법. 단박 깨침으로 대자유인이 될 수 있다는 이 매력적인 공부법은 한국불교사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이하면서 ‘간화선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여기에는 시대와 조응하지 못하고 산 속에 틀어박혀 있다는 비판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간화선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간화선 대중화를 위한 첫 움직임인 ‘조계종 간화선 입문프로그램 지도인력 양성과정’이 8월 14일 충주 석종사에서 시작된 것이다.
입재식은 뜨거운 열기 그 자체였다. 작열하는 태양이 달군 가운데, 입제현장은 비구 12명, 비구니 63명, 우바새 28명, 우바이 13명 등 총 116명의 동참대중이 뿜어내는 학구열로 후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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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재식에서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지금 국내외적으로 참선과 수행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지만, 이를 스스로 실참하면서 알기 쉽게 안내해 나갈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제 이 시대 대중의 요구와 종단의 필요성에 맞춰 간화선 포교 인력을 양성해 참선 수행을 생활화하고 대중화해 마침내 세계에도 널리 알려나갈 때가 됐다”고 교육의 시작을 알렸다.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도 “내가 어디에서 어떻게 가고 있는지 돌아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음 밭에 연꽃 향기를 넉넉히 담아가기를 기원하지만 최소한 연꽃 씨앗이라고 품고 갔으면 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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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참석자들은 “불조의 혜명을 바르게 있겠나이다. 화합과 수행으로 종단 발전을 위해 용맹정진하겠나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최선의 정법임을 선포하며, 시방세계를 부처님의 도량으로 장엄하겠나이다. 간화선이 최상승 수행임을 깊이 인식하고 교육에 충실히 임하고 수행 정진하겠습니다”라며 서원문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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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재식 끝머리에 교수사 고우 스님(각화사 선덕)은 “교수사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잘해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토론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메워나갔으면 한다”고 운을 뗀 뒤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하루아침에 도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번 기회에 가치관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1주일 동안 강의와 문답ㆍ토론을 통해 간화선을 참구하는데 필요한 이론 공부를 한다. 올 11월 중 1주일간의 실참 과정을 거치면 이수증을 발급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