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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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벽송사, 선회(禪會) 전통 복원한다
산철결제기간 실참과 논강 병행…9월 8일부터 열흘간
“부처님께서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한 것(三處傳心)이 선지(禪旨)가 되고, 평생 말씀하신 것이 교문(敎門)이 되었다. 그러므로 선(禪)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말 없음으로써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은 선이요, 말로써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은 교다. 또한 마음은 선법이요 말은 교법이다. 법은 비록 한맛이라도 뜻은 하늘과 땅만큼 아득히 떨어진 것이다”<선가귀감>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조직해 누란의 위기에서 백성을 구했던 청허당 휴정 스님은 대중이 불교의 참 뜻을 모르고 헤매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선과 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1564년 <선가귀감>을 저술했다.

이런 휴정선사의 “선시불심 교시불어(禪是佛心 敎是佛語)”이라는 선교겸수의 전통이 경남 함양 마천면 벽송사 벽송선원에서 500년 만에 되살아난다. 벽송사가 근래 한국불교에서 사라졌던 ‘선회(禪會)’를 9월 8~18일 산철 결제 기간 동안 복원하는 것.

선회는 안거가 끝난 산철결제 기간 동안에도 실참을 병행하면서 교학 강의와 논강으로 선과 교를 닦는 오랜 전통. 그러나 불립문자(不立文字), 사교입선(捨敎入禪)이 강조되면서 해방이후 한국 선원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최근 들어 선사들의 간화선 법회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선을 주제로 강의와 논강이 함께 이뤄지는 것은 벽송선원이 유일하다.

선회의 하루 일과는 새벽 3~5시, 오후 5~9시 잠들기 전까지도 입선에 들어 실참을 구하고, 오전 8~10시 두 시간은 강의, 오후 2~4시 논강을 벌인다. 선주(禪主)인 월암 스님이 강사를 맡아 중국 황벽선사의〈전심법요(傳心法要)>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논강은 월암 스님이 저술한 간화선 지침서인 <간화정로>를 교재로 사용한다. 선회 마지막 날에는 ‘간화선과 현대포교 방법론’을 주제로 안국선원 수불 스님의 특강도 진행된다.

지리산 자락의 벽송산 벽송사는 벽송지엄(碧松智嚴ㆍ1464~1534) 스님이 창건한 선ㆍ교의 중심사찰로 태고보우-환암혼수-귀곡각운-벽계정심-벽송지엄-부용영관-청허휴정의 한국불교의 간화선맥을 이어왔다. 올해 하안거에는 선주(禪主) 월암 스님을 비롯해 10명의 스님이 방부들 들였고, 동국대 선학과 교수 법산 스님도 결재대중으로 정진했다.

선주 월암 스님은 “환성지안(1664~1729) 선사에 의해 벽송사는 조선불교에서 보기 드물게 선원과 강원이 한곳에 있었던 곳으로 혜화전문 교장을 지냈던 초월동조 선사까지 약 300년간 선교겸수의 전통이 이어져 온 곳”이라며 “산철만이라도 좌선 일변도로 나아가기 보다는 선교겸수를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선회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부 대상은 비구ㆍ비구니 각 30명씩이다. 방부신청은 전화로 가능하다. (055)962-5661
조용수 기자 | pressphoto@buddhapia.com
2006-08-10 오전 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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