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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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비우니 '눈높이 교육' 선명
교사연수-통찰명상 수련현장
좌선을 하고 있는 교사들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입니까?”
“마음입니다.”
“그것보다 더 빠른 것이 있습니다.”
“…”
“해와 달이 바뀌는 것보다 더 빠른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늙어가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바른 길로 가고 있습니까? 알고 갑니까 모르고 갑니까?”


2006 하계 교사직무연수 ‘통찰명상(위빠사나) 수련회’ 제1기 연수 3일째인 7월 26일 오후 위빠사나 수행처인 보리수선원. 보리수선원 선원장 붓다락키타 스님이 수련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자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사들로 구성된 20명 수련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돈다.
“이렇게 빠르게 가는 속에서 꼭 해야 할 일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차분해지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가고 있는 길이 수행입니다. 행복하고 싶습니까? 편안하고 싶습니까?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가고 있습니까? 마음이 무엇입니까?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행하고 있는 것이 마음이고 현재입니다. 오직 지금에만 집중하십시오.”

#참가자 특성
7월 24일부터 시작돼 28일까지 진행된 ‘2006 하계 교사직무연수 프로그램’ 제1기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불교ㆍ개신교ㆍ가톨릭ㆍ원불교 등의 종교인과 무종교인 등 종교가 저마다 다르다. 이들이 이번 연수에 참가하게 된 배경은 다양하다. 위빠사나 수행이 무엇인지 알고 온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온 사람도 있고, 학교로 온 공문을 보고 호기심으로 온 사람도 있고, 이런저런 수행을 경험하기 위해 온 사람도 있다.
위빠사나 수행이 불교의 수행법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불교의 수행법인줄은 알지만 명상수행에 가깝고, 불교의 수행법이라 하더라도 수행을 하는데 종교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번 수행이 단기간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삶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함은 물론, 교단에서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자세를 가다듬겠다는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집중명상
“손바닥을 바닥에 대 보세요. 어떤 느낌이 듭니까. 마음을 손바닥에 두세요. 다시 마음을 손등에 두세요. 마음을 어깨에 두세요. 세 가지 느낌이 같습니까, 다릅니까? 다를 것입니다. 그 다르다는 느낌은 내가 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안 것입니다.”
붓다락키타 스님의 말이 이어졌다.
“좌선하십시오. 그리고 마음을 손에다 두었다가, 배에 두었다가 귀에 두십시오. 자 이제 눈을 떠보십시오. 마음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아는 것이 달라집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십시오. 마음이 지금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것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알기 위해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면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됩니다.”
좌선자세를 푼 교사들이 경행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에도 공주대 교수이자 보리수선원 지도법사인 위오기 교수의 지도로 두 차례 경행을 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며 걷는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행(經行). 경행은 정진력을 키우는 좋은 자세로 좌선의 기초가 된다.
“편안하게 걸으십시오. 걸으면서 발바닥에 마음을 두시고 발의 느낌에 집중하세요. 다리가 아프면 아픈 대로 느끼십시오. ”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것 같지만 막상 경행을 하는 교사들은 적잖게 힘들어한다. 그래도 수련 이틀째보다는 몸이 조금 가벼워졌다고 한다.
10분간의 휴식. 휴식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사람들은 경행으로 이동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누워버린다. 순간순간 집중하면서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수련생들은 경행과 좌선을 반복하며 수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교사들의 반응
“위빠사나 수행은 처음인데 너무 좋다. 마음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마음에 여유가 많이 생길 것 같다. 무엇보다도 각박하고 정보화된 사회에서 정신세계를 추구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직업적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가 있는데, 내 마음을 비우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사랑스럽게 변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서울안평초등학교 이영애 교사ㆍ61ㆍ불교)
“대학원에서 대체의학 가운데 음악치료를 공부하다 위빠사나를 만났었다. 위빠사나는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을 비울 수 있어서 좋았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불교수행을 하는데 문제될 것은 없다. 오늘도 여기에 오기 전에 새벽예배에 다녀왔다. 이 수련이 좋다고 생각해 두 분의 선생님에게 권유까지 했다. 개신교에는 이런 수행법은 없다. 내 마음이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서울방배중학교 윤인숙 교사ㆍ46ㆍ개신교)
“내 자신이 마음을 얼마나 등한시 했는지를 알게 됐다. 수련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 마음과 몸이 조화를 이룰 때 삼독심을 해결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다. 원불교에서도 ‘속 깊은 마음공부’를 강조한다. 내 자신의 심신이 자유로워야만 내 주위의 인연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불교 수행법은 아니지만 위빠사나 수련은 아이들에게 ‘눈높이 교육’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서울성일중학교 김영화 교사ㆍ52ㆍ원불교)
“여러 가지 수행을 해보았는데 막히는 부분을 풀지 못했다. 지인의 소개로 위빠사나 수련을 하고 있는데 이제 3일밖에 되지 않아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전에 하던 다른 수행과 위빠사나를 비교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있고, 내가 원해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빠사나 수행은 마음을 다스리는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 교사가 자신의 마음을 먼저 다스릴 줄 알아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서울동북고등학교 윤석우 교사ㆍ43ㆍ무교)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2006-08-02 오전 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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