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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립 대구 능인중학교 김용태(59) 교장은 불교종립학교 지도자로서 청소년 포교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청소년포교를 위해서는 먼저 교육 지도자부터 포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불자 교장·교감 모임인 ‘불교교육지도자모임’을 결성했다.
올 초부터는 대구파라미타청소년협회 회장으로 청소년포교활동의 일선에도 나서고 있다. 또 조계종립 학교장 모임인 불교교육연합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김용태 교장의 이런 노력은 청소년포교에 당장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구에서 다섯 학교가 파라미타를 새로 구성했고, 5~6 학교가 파라미타 결성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파라미타를 운영하는 학교가 총 20여 곳에 불과한 것을 감안한다면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소극적이며 드러내지 않고 개인 신행을 하던 불자 교육지도자들이 불교교육지도자모임을 통해 불자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어 무엇보다 큰 보람이 되고 있다.
“불교는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종교로, 한 인간을 제대로 키워내고자 하는 교육자에게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불교야 말로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종교라고 확신합니다.”
김용태 교장의 청소년포교활동은 이처럼 불교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김 교장이 발심하고 신심을 키우게 된 것은 1979년 능인중학교로 부임해 오면서부터다. 조계종립학교다보니 불교연수도 다녀오고, 스님을 만날 기회도 많았다.
김 교장은 특히 80년대 초 다녀온 월정사 연수를 잊을 수 없다. 당시 탄허 스님이 법문을 하고 계를 주었는데, 4시간 동안 이어진 윤회에 대한 법문은 김 교장에게 무수한 의문을 남겼다. 뭐든 이해가 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김 교장은 당시 능인중학교에서 활동하던 태일 스님을 붙들고 늘어졌다. 몇 시간씩 이어진 토론에서 김 교장은 한번도 태일 스님을 이기지 못했고, 확고한 믿음과 신심을 갖게 됐다.
“당시 태일 스님은 불교가 얼마나 과학적인지를 밝혀 주셨어요. 어떻게 물어도 스님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지요. 결국 인과법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밝혀놓은 것이 불교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김용태 교장은 이렇게 독실한 불자가 되어갔다. 85년 학생부장을 맡으면서 상담심리를 공부하게 됐고 지금까지 전문상담교사로 학교폭력지도위원, 학교폭력강연위원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김 교장에게 스님들의 관심과 가르침은 각별했다. 때로는 격려도 있었고, 얄팍한 지식으로 아는 척해서는 안 된다는 경책도 있었다. 덕분에 김 교장은 학생 하나를 지도하는 데도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는 말을 좌우명으로 살아온 김 교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늘 꿈을 이야기하고, 일선교사들에게는 백지와 같은 청소년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일 출근하면 법당 반야전부터 들러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리고 반야심경을 봉송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김용태 교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많은 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청소년포교와 학생 생활지도에 심혈을 기울인다.
故 계명대 이영덕 교수에게서 전문 상담심리를 전공한 뒤 불성을 이용한 청소년상담심리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꿈인 김용태 교장은 “이런 작은 노력들이 청소년포교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것이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