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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어른들만 하나요?
집중력 향상에 도움…청소년층에 확산
조계종, 청소년 대상 간화선프로그램 기획중
부산 우곡선원 참선교실에서 참선수련을 하고 있는 중고생들. 이들은 참선이 집중력과 지구력을 길러주면서 학습능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제공=우곡선원


참선수행은 더 이상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국 어느 사찰에서든 청소년들이 가부좌를 틀고 좌선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연령에 관계없이 참선수행이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 ‘간화선 청소년 프로그램’ 전담팀을 구성하고 교안을 작성 중이며, 7월말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참선수행. 어떤 효과가 있고,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가. 그리고 방학을 맞아 참선수행을 할만 한 곳은 어디일까.


# 청소년에 부는 참선 ‘바람’

6월 25일 오전 9시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 40명의 청소년들이 반가부좌를 튼 채 수련실 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이 사이사이를 다니면서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매주 일요일 오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요즘에는 참선을 시켜보겠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

부산 우곡선원에서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70~80명의 청소년들이 참선수행을 하러 몰려든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참선수련은 선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병행되면서 인기가 높다.

서울 봉천동 임제선원에서도 매월 첫째ㆍ넷째 일요일 오전에 부모와 청소년들이 함께 하는 참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서울 수유동 화계사도 매주 일요일 열리는 참선법회에 청소년들의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보리수선원은 매주 일요일 오전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청소년들로 붐빈다. 서울 길상사와 보리수선원 우곡선원 등은 방학 기간 동안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수련회를 갖는다.


# 참선, 이래서 좋다

“솔직히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학교 공부에 도움이 돼서 너무 좋다. 집에서도 계속 하고 있다.”

부산 우곡선원 참선교실에 참가한 주례여자중학교 김난우(15)양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가 학생들은 참선교실에 참가한 뒤 몸이 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1년 전부터 아이를 우곡선원 참선교실에 보내고 있는 김미라(38ㆍ부산 사하구)씨는 “폐쇄적이고 의사표현이 정확하지 않았던 아이가 참선교실을 다닌 뒤로는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은 “청소년 참선은 깨달음을 목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지구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두세 달 꾸준히 참선을 한 아이들은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암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이 변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소년 대상 ‘간화선 프로그램’

조계종 포교원이 마련 중에 있는 중고생 대상 ‘간화선 프로그램’의 중심 키워드는 ‘간화선을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론적 설명이 아닌, 체험하고 그 체험을 통해 갖는 느낌으로 간화선을 이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집중력과 지구력을 높이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며 인성개발에도 주안점을 두게 된다.

인성 프로그램은 중도ㆍ정견ㆍ무아ㆍ공ㆍ사성제 등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를 개념정리식이 아닌 예화와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문지에 구멍을 뚫고 몇 명의 아이들에게 얼굴을 넣게 하고 한 아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신문지가 찢어지면서 전체를 망가뜨리게 한 뒤 연기법을 설명하거나, 하나의 물건을 완전히 해체시키면서 공(空)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인성교육을 겸한 불교 이해를 넓힌 다음에는 특정 주제를 놓고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거치게 되고, 이 과정이 끝나면 화두를 들고 간화선 실참을 하게 된다.

포교원은 이와 같은 중고생 대상 간화선 프로그램을 7월 25~28일 괴산 다보수련원에서 열리는 청소년 명상캠프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교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


# 단기효과 기대 금물

청소년 참선수련시 주의할 점은 단기간에 무엇인가 이뤄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부산 우곡선원 정경남 법사는 “부모들이 단기효과를 기대하고 참선교실에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단시일 내에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하지 말고 꾸준히 수련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집에서 할 때는 절에서 배운 대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소 40분 정도 참선을 한 뒤 쉬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앉아있는 것이 힘들지 않게 되며 습관들이기가 쉽다. 모자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는 삼가며, 너무 밝거나 어두운 곳은 피한다.

한명우 기자 |
2006-07-01 오전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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