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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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실천은 내 인생의 목표”
[일터가도량입니다]은평구청 최명숙 가정복지과장
불자라면 보통 한두 개, 많게는 몇 개씩의 법명(法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각자 쓰는 ‘대표’ 법명은 따로 있다. 특별한 인연이 있는 스님에게서 받은 법명이나 왠지 자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법명을 쓰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은평구청 최명숙(53) 가정복지과장도 10여개에 이르는 법명을 가지고 있지만, ‘자비심’이라는 법명을 ‘대외적’으로 사용한다.

“제 인생의 목표가 바로 ‘자비’의 실천입니다. 간단한 듯 하면서도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말이 저의 평생 화두죠. 그래서 이 법명을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정복지과장이라는 소임이 최 과장에게는 ‘천직’과 같은 존재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이웃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성복지, 노인복지, 가정복지(유아ㆍ어린이 담당), 청소년복지 등 4개팀 24명으로 구성된 가정복지과가 톱니바퀴처럼 부서가 운영되는 것도 최 과장의 이러한 ‘소명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후배직원들은 귀띔한다.

“인구 47만의 은평구는 사무공간보다 주거공간이 많다보니 복지 관련한 인프라는 비교적 잘 구축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구축된 기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복지행정을 실천할 수 있을지를 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불광3동 동장으로 재직하다 가정복지과에 온지 1년 남짓밖에 안됐지만 최 과장은 벌써 경로당 3곳과 어린이집 1곳을 신축했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쉬시고 어린이들이 맘껏 뛰노는 것을 볼 때면 더 힘이 생기죠.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소외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때는 좀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최 과장은 50여 은평구청 불심회 회원들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신행활동에는 빠지지 않는다. 꼭 불심회 부회장이어서가 아니다. 은평구 사원연합회와 불심회가 6월 15일 공동으로 개최한 ‘제18회 호국영령과 은평구민을 위한 호국기원대법회’때도 최 과장은 아침부터 법회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릴 때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절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숙명여중ㆍ고를 다녔는데, 당시에는 학교가 조계사 앞에 있었습니다. 조계사 종소리를 들으며 불심(佛心)을 키워왔다고 할 수 있죠.”

지금은 집에서 가까운 일산 여래사를 다니며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최 과장은 항상 ‘관세음보살’을 염한다. 관세음보살이 바로 중생을 연민하며 이익을 가져다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무실 컴퓨터 옆에 자리하고 있는 관세음보살상 역시 이런 최 과장의 바람이 녹아 있다.

이런 최 과장에게는 어떤 꿈이 있을까?
“불교와 복지, 문화를 접목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세 가지가 어우러진 일을 한다는 것,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으십니까? 또 개인적으로는 매일 108배를 하면서 스스로를 단련하려고 합니다.”
일과 신행이 따로 없는 사람. 자비로운 미소가 더욱 빛나는 ‘보살’ 최명숙 과장이다.

유철주 기자 | ycj@buddhapia.com
2006-06-26 오후 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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